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이번 달 들어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의 유착 논란으로 추락하기 시작한 뒤 잇단 인사 논란으로 ‘도미노 경질’이 이뤄지며 기시다 내각을 향한 신뢰도가 바닥을 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TV도쿄가 28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37%로 지난달 조사(42%) 때보다 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월 연속 하락세이자 지난해 10월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다. 닛케이는 “정권 교체가 임박했던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2021년 9월 지지율(36%)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임기 말 레임덕 현상에 시달리던 직전 정권보다도 민심을 잃은 상황을 지적했다.
특히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서 55%(전달 대비 6%포인트 상승)를 기록했는데, 가장 큰 이유로 ‘지도력 부재’와 ‘부적절한 정부 및 정당 운영 방식’을 꼽았다. 그나마 남은 지지세력조차 최대 지지 이유로 ‘자민당 중심 내각이기 때문’을 꼽아 기시다 총리 개인의 역량에는 큰 신뢰를 표하지 않았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양자 대면 회담을 가진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각각 46%, 48%를 기록해 부정적 응답을 앞질렀으며 ‘반격 능력’ 강화에 대한 찬성(65%)도 5월보다 5%포인트 상승해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우려를 나타냈다.
기시다 총리는 통일교와의 접점을 지우기 위해 앞서 8월에 각료 19명 중 14명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내각 개편에 나섰다. 아울러 고물가 대응 경제대책을 발표하고 국가 안보 분야에서 ‘반격 능력 보유’를 추진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에 나섰지만 지지율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한 달 사이 장관 3명이 막말·부정부패 논란 등으로 뒤늦게 경질되며 부정적 여론을 더한 상태다.
한편 전날에는 교도통신이 기시다 내각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33.1%로 지난달(37.6%)보다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갈아 끼웠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이달 14일에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인 37%를 기록했다고 보도하는 등 여론조사 진행 주체를 막론하고 민심이 악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