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2 둔촌주공'되나…메이플자이도 "공사비 50% 올려달라"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옭아매는 ‘공사비’ 이슈
설계 변경·금리 인상 등 감안
GS건설 9300억→1.4조 요구
공사기간도 10개월 연장 요청
조합, 물가상승분 반영엔 난색
원베일리·올림픽파크 포레온 등
공사비 증액 놓고 곳곳 신경전

2915A25 신반포4지구 재건축(메이플 자이) 개요



2024년 말 입주가 예정됐던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메이플자이) 재건축 사업이 공사비 증액 및 공사 기간 연장 이슈에 휘말렸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조합 가운데 시공사와 공사비 증액 여부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곳은 이곳을 비롯해 신반포3차·경남(원베일리)과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등이 있다.


28일 정비 업계와 서초구청에 따르면 최근 신반포4지구 재건축 사업의 도급 시공사인 GS건설은 조합에 당초 9300억 원 규모였던 공사비를 1조 4000억 원까지 늘려줄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설계 변경으로 오른 공사비(2900억 원) △금리 인상과 실착공 지연으로 증가한 금융 비용 및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재경비(1800억 원) 등 총 4700억 원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GS건설은 이와 함께 공사 기간도 10개월 연장해 입주 시기를 2025년 하반기로 늦춰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합은 설계안 변경으로 발생한 공사비 증액의 경우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과정을 거쳐 금액을 확정한다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공사가 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꺼내 든 재경비 인상만큼은 계약대로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맞서고 있다. 김학규 신반포4지구 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설계 변경으로 오른 공사비 등은 시공사 주장대로 일부 인상 요인이 존재하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계약서에 물가 상승률 반영 조건을 ‘도급 계약 체결부터 착공 전’으로 설정해놓고 이제 와서 착공 후 물가 상승률도 반영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향후 한국부동산원의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을 통해 구체적인 공사비 증액 규모를 확정 지을 예정이며 에스컬레이션 조항 반영 등 나머지 부분은 조합과 협의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2017년 GS건설과 공사 도급 계약을 맺었다. 당시 3.3㎡(평)당 공사비는 평균 498만 원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철근·시멘트 가격이 올해 초부터 전년보다 20~30% 오르는 등 당초 예상한 비용으로는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졌다고 건설 업계에서는 주장한다. 조합과 시공사가 첨예하게 맞붙는 공사비 증액 이슈는 비단 이곳만의 일은 아니다.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경우 당초 3조 2000억 원이던 공사비가 사상 초유의 공사 중단 사태 이후 4조 3600억 원으로 늘었으며 원베일리 조합과 시공사는 공사비를 1조 1277억 원에서 2540억 원 올리는 안을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메이플자이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8~11·17차와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 빌라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 동으로 지어지고 있다. 현재 골조 공사 초기 단계다. 당초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당시 사업 후 단지 규모를 3685가구로 계획했지만 중·대형 주택을 원하는 조합원들이 많아 3307가구로 다소 줄었다. 일반분양 물량은 내년 3월께 관리처분계획 인가 변경 처리가 된 후에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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