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인 가나전에서 주심을 맡은 앤서니 테일러 심판이 한국의 코너킥 순간 종료 휘슬을 불어 논란이 일었다. 판정에 항의하던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도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하면서 온라인 상에서는 테일러 심판을 향한 항의가 쏟아졌다.
2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당시 1점 차인 상황에서 동점골을 노리던 한국은 11분의 추가시간을 얻었다. 추가시간의 막바지에 들어서자 권경원이 찬 슈팅이 가나 수비수에 맞아 한국에 코너킥이 주어질 차례가 됐다. 추가시간 중에도 가나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져 시간이 지연됐고, 코너킥 등 중요한 상황이 닥쳤기에 심판이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을 부여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테일러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종료했다.
이에 선수들과 벤투 감독은 테일러 심판에게 달려 나와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테일러 심판은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일로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다음 경기인 포르투갈전에서 벤치 대신 관중석에 앉게 됐다.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도 참석하지 못해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대신했다.
세르지우 수석코치는 벤투 감독의 퇴장에 대해 “마지막 기회를 주심이 박탈한 데 대해 감독이 대응한 것”이라며 “충분히 할 수 있는 정당한 항의였는데 퇴장을 당했다. 부적절한 발언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기회를 박탈당함으로써 선수들은 매우 실망감을 느낀 듯하다. 다음 경기는 더 중요하게 삼고 경쟁력 있게, 해온 것처럼 제대로 잘 보여줄 거로 생각한다”며 “우리의 영혼을 갈아 넣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논란을 빚은 테일러 심판을 향한 불만이 빗발치기도 했다. 일부는 그의 인스타그램을 찾아 항의하는 댓글을 남겼다. 테일러 심판의 계정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에는 게시물이 1개 올라와 있는데, 그곳에만 29일 오전 기준 2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댓글이 달리며 국내 축구 팬들의 거센 분노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배우 류승룡도 문어 이모티콘을 남기며 대머리인 테일러 심판을 겨냥했다. 이 사실이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유포되자 류승룡은 “죄송합니다. 바로 삭제했습니다. 생각이 짧았어요”라는 사과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외모를 비하하거나 욕설을 남기는 등 인신공격성 비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이제 그만하라”, “댓글 테러는 나라 망신”이라며 중재하는 댓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편 2010년부터 EPL에서 활동한 테일러 심판은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심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국제 심판으로는 2013년부터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