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0만 달러 대북 송금 혐의 아태협 회장 기소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이 쌍방울 그룹에게 받은 기부금을 북한 고위 인사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29일 횡령,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증거은닉교사 등 혐의로 아태협 안모 회장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2018∼2019년 경기도 보조금 및 쌍방울 등 기업 기부금으로 받은 돈 13억여원을 빼돌려 개인 생활비와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 가운데 쌍방울 등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중 8000여만원을 달러로 환전해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한 김영철 통일선전부장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안 회장이 북한에 건넨 외화가 총 5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5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대북 브로커로 활동했던 안 회장이 로비의 대가로 북한에 돈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그는 자신이 사내이사로 영입된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 주식 940만원 어치를 산 것으로도 조사됐다. 나노스는 이 시기 쌍방울이 대북 경제협력 사업권을 따내면서 주가 부양을 노렸다는 의혹을 받는 기업체이다.


안 회장은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7월 11일 직원들에게 사무실 컴퓨터 하드디스크 17개를 은닉하도록 하고,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북한 그림을 숨기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안 회장이 쌍방울의 대북송금 의혹에도 공모한 것으로 보고 관련 혐의(외화밀반출)를 추가로 수사 중이다. 쌍방울은 2019년 1월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여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72억원)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천민아 기자 mi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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