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핵군축협정 회의 하루 전 돌연 연기…美 "러가 일방통보"

13개월만에 재개하려던 회의 미뤄
美 "가능한 이른 시일내 다시 잡아야"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2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과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관련 회의를 하루 앞두고 28일(현지 시간) 갑자기 연기했다. 코로나 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13개월 동안 중단됐던 핵무기 통제 조약 논의가 또다시 답보하자 미국 측은 “가능한 빨리 다시 일정이 잡혔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예정됐던 뉴스타트 양자협의위원회(BCC) 일정이 미뤄졌다고 밝혔다.앞서 18일에 뉴스타트 외에 “추가적인 고위급 대화도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돌연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 측이 회의를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새 일정을 제안하겠다고 통보했다"며 "사찰 재개가 조약 유지의 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미국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일정을 다시 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체결된 BCC는 양국 간 주기적 핵시설 사찰·실전 배치 핵탄두 수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뉴스타트에 기반해 매년 두 차례씩 진행돼왔지만 지난해 10월을 끝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번에 BCC가 열릴 경우 핵시설 사찰 재개 관련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BCC에 대해 "양측이 세부 조항과 형식적 절차, 이행 메커니즘에 관해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기회"라며 "우리는 이를 매우 고대하고 있었다. 우리는 뉴스타트의 중요성을 계속 믿기 때문"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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