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로 전학·퇴학땐 학생부에 기록 남는다

교육부 '교권침해 대응방안' 마련
연 2500건 이상 침해 사례 발생
전학·퇴학 등 중대행위 한정할듯
보수·진보교육단체 찬반 엇갈려
공청회 거쳐 내달 최종방안 발표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교육부가 교육 활동을 중대하게 침해한 학생을 학교생활기록부에 작성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육 활동 침해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 시안을 29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올해 9월 처음 시안을 공개한 후 교원 단체, 노조와 학부모,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수정·보완했다. 교육부가 교권 침해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이유는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2021년을 제외하고 연 2500여 건 이상 교육 활동 침해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기존 시안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교육 활동 침해 학생 조치 사항의 학교생활기록 작성’에 대한 부분이다. 기존 시안 발표 당시 교육부는 낙인효과 같은 부작용 우려를 고려해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기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시안에서는 ‘교육 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 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침해 조치 사항에 한해 학교생활기록에 작성한다’고 명시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침해 조치 사항’의 범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 통과 이후 다시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18조에 따른 조치 사항은 △교내 봉사 △사회봉사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 이수 또는 심리 치료 △출석 정지 △학급 교체 △전학 △퇴학 처분 등 7개로 규정돼 있다. 이 가운데 전학·퇴학 등의 조치를 받을 경우 중대한 침해 상황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 관계자는 “출석 정지와 학급 교체, 전학, 퇴학 정도를 중대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전학·퇴학 조치만을 중대한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며 “추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학생부 기재 여부는 교권 침해 예방 방안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이다. 학생부에 기록하지 않을 경우 교권 침해 대책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교원 단체 가운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생부 기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교육부가 시안 발표 이후 진행한 의견 수렴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대부분 찬성했다. 학부모정책모니터단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993명 중 학생부 기재에 찬성하는 학부모는 91%에 달했다. 기재 찬성이 37%, 사안의 경중을 고려해 기재(전학·퇴학 조치만) 36%, 두 번째 침해 조치 사항부터 기재(18%), 기재 반대(6%) 순이었다.


이번 교권 침해 대응 방안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관련 법이 통과돼야 한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만 해당 법안은 교육부의 공청회본 시안과 달리 모든 조치 사항을 학생부에 작성하도록 돼 있다. 교육부는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해 정부 의견으로 수정안을 제안해 협의하고 있다. 다만 야당이 이 같은 방향에 부정적인 데다 국회 일정 역시 촉박해 연내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해당 시안을 토대로 30일 온·오프라인 공청회를 열어 대국민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 시안을 다시 보완해 12월까지 최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 활동 보호 제도의 실효성과 대국민 인식을 제고해 선생님들이 교육 활동 침해에 대한 걱정 없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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