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만든 합성생물학, 한국도 키운다…국가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과기정통부, 합성생물학 육성전략 발표
인공세포·바이오소재 생산…백신에도 활용
‘합성생물학 공장’ 바이오파운드리 만들고
10년 내 산업계 제조공정 30% 바이오로 전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에밀리야 스토이메노바 두 슬로베니아 디지털혁신 장관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미국 모더나가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하는 데 쓰인 합성생물학을 한국도 본격 육성한다. 합성생물학 공장인 바이오파운드리를 국가 주도로 세우고 다양한 산업의 제조공정을 합성생물학 기반으로 전환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종호 장관이 오후 3시 경기 수원시 광교 CJ제일제당 연구소 ‘블로썸파크’를 방문해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현장의 산·학·연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는 국가 주도로 합성생물학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담았다. 이번 발표는 최근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방안의 후속계획 중 하나다. 전략기술의 하나인 ‘첨단 바이오’의 중점기술로서 합성생물학을 집중 육성해 2030년까지 관련 기술력을 세계 최고 대비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10년 내 제조공정의 30%를 합성생물학 기반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에 공학을 접목해 세포 등 생명체의 구성요소, 시스템을 인공적으로 설계, 제작, 합성하는 학문, 기술 분야다. 모더나가 코로나19 mRNA 백신을 단기간에 개발하는 데도 합성생물학이 활용됐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구체적인 육성방안으로 2024년 국가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합성생물학을 활용해 인공세포와 바이오소재를 설계, 제작하는 인프라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합성생물학 전 과정을 고속화, 자동화하고 관련 R&D 속도를 5배 향상시킬 것으로 과기정통부는 기대하고 있다. 2027년부터는 농식품, 해양, 첨단신약, 에너지 등에 특화된 지역 기반의 권역별 바이오파운드리도 구축한다.


과기정통부는 또 바이오헬스, 화학, 환경, 식품, 소재 등 기존 산업의 제조공정에도 바이오파운드리를 활용, 합성생물학 기반으로 공정을 전환시킨다. 2027년부터 지원사업을 추진해 10년 내 전체 공정의 30% 전환을 목표로 한다. 예비창업가, 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합성생물학 사업화까지 연계한다.


내년 신설될 카이스트(KAIST) 합성생물학 전문대학원, 바이오파운드리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전문인력을 1000명 양성한다. 합성생물학 발전을 촉진하는 진흥법(합성생물학 연구진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내년 발의해 제정을 추진하고, 관련 거버넌스도 강화한다.


과기정통부는 합성생물학 내에서 기술우위 확보가 가능한 6대 초격차 전략분야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다음 달 6일 개최될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에서 구체화되고 확정될 예정이다.


이 장관은 “바이오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바이오 분야가 직면한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바이오 대전환 시대에 합성생물학 기술이 새로운 진화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바이오 혁신 생태계 조성 및 국가 바이오제조 역량을 극대화해 미래 바이오산업에서의 우위를 확보해 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