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타 위에 앉아 구조를 기다리는 밀항자들. 연합뉴스
나이지리아에서 스페인 라스팔마스까지 선박의 방향타 위 좁은 공간에서 11일을 버틴 밀항자 3명이 구조됐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BBC 등은 스페인 해안경비대가 선박 하단의 방향타 위 좁은 공간에 의지해 밀항길에 오른 나이지리아인 3명을 항해 11일 만에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해안경비대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는 구조 당시 이들이 유조선 ‘알리티니Ⅱ’ 방향타 위에서 발이 물에 닿을 듯 위태롭게 걸터앉은 모습이 담겨있었다.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몰타 선박인 ‘알리티니Ⅱ’는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출발해 11일간의 항해 끝에 이날 오후 그란카나리아섬 라스팔마스에 도착했다.
해안경비대 측은 “구조된 이민자들은 탈수증세와 저체온증을 보여 항구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중해 항로에 대한 검문이 강화된 2019년 말 이후 북아프리카에서 카나리아로 항로를 선택하는 이민자들이 급증했다.
스페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바다를 통해 카나리제도로 밀항한 이민자들은 올해 1∼5월 5개월 동안 작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매년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항해 중 사망하는 가운데 나무판자나 고무보트 등에 몸을 맡긴 채 밀항을 감행하는 이들이 늘어나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카나리제도 이민 고문 체마 산타나는 트위터에서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며 “밀항자들이 항상 이러한 행운을 누리는 건 아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