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중순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에는 ‘밤손님’이 유독 많아진다. 랜드마크 격 대형 백화점들이 화려한 조명과 장식을 더한 ‘크리스마스 버전’으로 옷을 갈아입기 때문이다.
한 해 시름을 위로하는 한 편의 동화 같은 미디어 파사드와 쇼윈도, 트리 등이 사진 명소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명동 일대가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히고 있다.
화려해진 백화점의 겨울 장식 못지않게 올해 호평받은 것이 있으니 바로 백화점 주변 거리 가게(노점)들이 입은 ‘크리스마스 새 옷’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 인근의 구둣방과 호떡집, 액세서리 가판 등 등록 노점들은 최근 부스 외관을 크리스마스 디자인으로 감쌌다. 이는 롯데백화점이 올해 ‘크리스마스 드림 모먼트’를 테마로 건물을 장식하면서 함께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이 근처 노점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먼저 제안했고, 인근 21개 소상공인 부스가 이에 응했다. ‘크리스마스 드림 모먼트’라는 문구가 새겨진 각 부스에는 본점 쇼윈도를 연상케 하는 빨간색 천막과 눈 덮인 소나무 등 이미지를 넣어 바로 옆 백화점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래핑(rapping) 제작 및 부착 등에 소요 되는 비용은 롯데백화점이 전액 부담했다.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아 명동 상권이 침체했던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이하는 연말, 인근 노점 부스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함께 나누자는 취지를 담은 결정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동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연말 장식을 준비했다”며 “올해는 특히 상권 부흥에도 심혈을 기울여 소상공인 부스,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출입구 등에 래핑을 지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