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고강도 방역 규제 ‘제로 코로나’를 고집한 것이 올 겨울 최대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봉쇄 일변도의 방역으로 중국민들이 집단 방역을 키울 기회를 놓쳤고, 이는 올 겨울 중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역에 대한 거센 반발로 집권 10년 만에 가장 큰 위기를 맞은 시진핑 정부에도 이번 겨울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제로 코로나의 결과로 중국 인구 대부분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올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공존,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처음으로 맞는 겨울이다. SCMP는 “코로나 19 같은 호흡기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확진자나 사망자 급증 사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며 “과학자들은 백신 접종과 기존 감염 등으로 (코로나 19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진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당수 과학자들이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가 갑자기 다시 번질 수는 있지만 사망자 급증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오히려 코로나 19 대신 독감 유행을 더욱 걱정해야 할 수준이라는 말마저 돌고 있다. 이날 아사히 신문은 일본 정부가 코로나 19를 계절성 인플루엔자, 즉 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그간 중국과 더불어 코로나 정책 변경에 신중했던 일본도 고령자의 중증화율과 사망률이 충분히 낮아졌다고 판단해 관련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사정은 이와 정반대다. 중국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확진자를 집에나 검역 시설에 격리하는 방식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중국민들의 집단 면역 생성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발병 4년째를 맞은 현재 단계에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핵심 요소로 면역을 꼽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전염병학과 주오펑 장 교수는 “코로나 확산과 중증화 여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이 아닌 인구의 면역 지형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낮은 접종률도 중국의 면역 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SCMP는 “현재 중국 인구 90% 이상이 2차 접종을 마쳤지만 부스터샷(3차) 접종률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확진 시 중증으로 갈 수 있는 노인 접종률이 낮다. 11월11일 현재 80세 이상 인구의 40%만이 부스터샷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국무원이 전날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서둘러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야 올 겨울 확진자 ‘나홀로 급증’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장 교수는 “중국이 코로나 확진자가 아닌 중증 환자나 사망자 중심으로 정책 주안점을 서둘러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