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나날이 치솟는 금리 때문에 고민에 휩싸였다. 중소기업 평균 대출금리가 5%를 넘으면서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불황이 계속되면서 매출도 뒷걸음질치는데 대출 이자 부담까지 떠안으면서 사업을 접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이 70%에 육박해 단 1년 만에 2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평균 대출금리는 5% 선을 넘어 10년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자 부담에 화물연대 총파업까지 벌어지면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10월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의 비중은 69.5%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0월(3.0%)과 비교하면 23.2배로 커진 것이다. 올해 5월(7.7%)만 해도 한 자릿수였으나 6월 12.3%, 7월 20.7%, 8월 28.8%, 9월 40.6%에 이어 10월 69.5%로 급격히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평균 대출금리도 한달 만에 0.62%포인트(p) 급등해 10월에는 5.49%로 5% 선을 넘어 2012년 8월(5.50%)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는 1년 전(3.14%)보다는 2.35%p 상승한 것이다.
올해 10월 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52조6000억원으로 1년만에 71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12월 말보다 235조9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24일 열린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에서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금리 상승으로 현재 영업이익으로는 이자 상환에 부담이 있다는 답변이 51.8%에 달했다.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중소기업들은 금융권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 자제와 정부의 저금리 대환대출 등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주문하고 있다. 또 화물연대 총파업의 장기화 여부도 중소기업에 고민거리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이자 부담이 커지면 매출이 늘어 이를 상쇄해야 하는데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화물연대 파업이 전방위로 확산하면 더욱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고 대출은 계속 연장해 왔다"며 "매출이 늘어나지 않으면 대출을 갚을 수 없을 것이고 중소기업 중에서도 제조 기업보다 소상공인이 더욱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