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는 올 해 금리 상승 흐름을 빠르게 읽고 일찌감치 15억달러 규모의 ‘컨티뉴에이션(Continuation) 펀드’를 결성하는 데 성공하며 재계의 관심을 모았다. 사모펀드(PEF)도 기업 경영에 장기 투자가로 참여할 수 있음을 입증한 때문이다. 한상원 대표가 2010년 설립한 한앤컴퍼니는 좋은 기업에 꾸준히 투자한다는 원칙으로 12년 만에 전체 운용규모를 105억 달러(약 14조490억 원) 수준으로 키웠다.
한앤컴퍼니는 올 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달러 가치 상승 속에 PEF들이 자금 조달에 고전할 때 조차 15억 달러(약 2조 원)의 컨티뉴에이션 펀드 모집에 성공하며 투자업계에 이정표를 세웠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한앤코의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PEF가 인수한 기존 기업에 재차 투자하는 세컨더리(Secondary)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한앤코는 컨티뉴에이션 펀드로 기존에 인수한 쌍용C&E에 재투자하면서 책임 있는 중장기 경영 체제를 확립했다. 특히 이번 펀드에는 글로벌 투자사인 콜러캐피탈이 합류하며 출자자(LP)의 다양성을 넓히는 성과도 이뤄냈다.
또 한앤코는 올 6월 SKC의 모태인 폴리에스터(PET) 필름 사업을 1조6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SKC 필름 사업 부문은 기업 분할을 거쳐 연내 한앤코의 새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옷을 갈아 입게 된다. 한앤코는 시중 금리 급등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 쌓은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4000억 원의 인수 금융을 일으키며 자금 조달을 마쳤다.
SKC 필름사업은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IT)기기에 쓰이는 필름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앤코의 주특기인 ‘볼트온(Bolt On)’ 전략을 통해 SKC 필름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볼트온은 동종업계 기업을 인수·합병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면서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투자 전략이다.
한앤코는 올 해 SK에코프라임의 3000억 원 규모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과 투자 기업인 케이카의 상장 후 첫 자본재조정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케이카는 상장 과정에서 조달한 자금을 통해 비대면 거래 활성화 흐름에 맞는 IT투자를 단행, 중고차 부문의 e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대면 접촉이 필수로 여겨졌던 중고차 매매에 비대면 거래의 잠재력을 입증하며 업계 선진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