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을 향해 선전포고를 한 데 이어,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 CEO도 애플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애플의 폐쇄적인 앱스토어 정책을 비판하는 유력 기업인들이 늘면서 '반(反) 애플 동맹'이 형성되는 듯한 분위기다.
11월 30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서밋 행사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애플이 앱 생태계를 장악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저커버그는 "애플은 어떤 앱이 단말기에 있어야 하는지를 일방적으로 통제하는 유일한 기업"이라며 "나는 그것이 지속 가능하다거나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글과 애플을 비교하며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폐쇄적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은 사용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아닌 방식으로 앱을 설치하는 '사이드로딩(sideloading)'을 허용한다.
또 저커버그는 "애플의 앱스토어에 앱을 제공하는 개발사들은 그들의 경쟁자(애플)에 의해 통제당하고 있는 셈인데 이는 이해충돌"이라며 "애플은 이 정책으로 많은 전략적 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애플의 콘텐츠 관련 정책 탓에 앱 개발사들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으로, 메타는 실제로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한 이후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이 업데이트로 인해 페이스북을 비롯한 광고 지원 앱들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저커버그의 이날 발언은 머스크가 애플을 강하게 비판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머스크는 11월 28일 애플의 인앱 결제 수수료가 30%에 달한다며 자신의 트위터에 "전쟁을 개시한다"(go to war)는 문구를 담은 이미지를 게재했다. 애플리케이션에서 유료 콘텐츠 결제가 이뤄질 때 앱마켓 운영업체는 일정한 수수료를 떼 가는데, 아이폰의 경우 애플이 사실상 자사 앱스토어 사용만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에 애플이 독점적으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머스크의 발언 이후 애플 비판에 가세한 것은 저커버그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다니엘 에크 CEO도 자신의 트위터에 "애플이 혁신을 억누르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면서 자신만 모든 이점을 누린다"며 인앱 결제 수수료 문제를 비판했다. 게임 개발업체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도 "애플의 독점에 맞서 싸우는 것은 정당 정치를 초월한 미국의 문제"라며 지원사격을 했다. 에픽게임즈와 스포티파이는 애플의 인앱 결제 수수료를 문제 삼으며 여러 국가에서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