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가 11월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무려 8개월 연속이다. 특히 대중 수출이 1년 전보다 25.5%나 빠졌다. 이미 누적 무역적자가 426억 달러로 역대 최고였던 1996년(206억 달러)의 두 배를 넘긴 가운데 올 전체로는 5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역수지가 중국 리스크로 내년에도 최대 226억 달러 적자(산업연구원 전망)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0% 급감한 519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가격이 급락 중인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새 29.8%나 줄면서 수출 감소 폭을 키웠다. 이에 따라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액은 70억 1000만 달러로 직전 달(67억 달러)을 넘어섰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중국 경기 부진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수출 증감률을 보면 중국 수출은 -25.5%로 중남미(-19.1%), 일본(-17.8%), 아세안(-13.9%) 등 다른 지역의 수출 감소 폭을 크게 웃돌았다.
대중 무역적자는 심각한 상황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올해 5월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대중 무역수지는 이후 9월만 반짝 흑자를 냈다. 7개월 중 6개월이 마이너스였다는 뜻이다. 올 들어 누적 대중 무역수지는 18억 6000만 달러 흑자지만 이달 실적에 따라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수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중국과 반도체 경기라고 볼 수 있는데 내년까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경기도 연초 예상 대비 둔화할 것으로 전망돼 수출에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