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성장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 가려내는 법

■스케일의 법칙
존 리스트 지음, 리더스북 펴냄


크고 작은 꿈을 가진 사람들 모두 기본적으로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아이디어를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안고 산다. 어떤 기업이나 프로젝트를 운영하든 초기 전망의 실현에서 더 나아가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행동경제학의 거장인 존 리스트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간 ‘스케일의 법칙’에서 이를 위해 필요한 단 하나의 요건으로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규모를 키우는 능력인 ‘확장성’을 꼽는다. 그에게 확장성이란 작은 규모로 성공한 아이디어가 더 큰 규모에서도 동일하게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증하는 기준이다.


리스트 교수는 책 서두에서부터 “오로지 ‘규모(스케일)의 확장’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예측 가능한 확장성에 따라 규모를 키우는 사람은 틀림없이 많은 돈을 벌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렇다고 큰 비즈니스로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마다 반드시 알아챌 수밖에 없는 매력적 특성이 단일하게 존재하지는 않는다. 아이디어를 점검한 결과 규모를 키우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는 신호를 찾을 수 있을 따름이다.


책은 규모 확장을 가로막는 총 다섯 가지의 신호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없는 아이디어를 조기에 걸러내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데이터, 숨은 편향과 ‘자기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환상에 빠져 좋은 아이디어라고 잘못 판단하는 ‘긍정의 오류’가 있다. 아이디어를 과대평가해서 적절한 고객층을 선정하지 못하기도 하고, 성공의 핵심 요인을 잘못 판단해서 확장성을 날려버리기도 한다. 아이디어가 좋아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는 비용 조건을 갖고 있거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일으키는 파급효과를 계산하지 못해 실패하는 일도 생긴다. 이 중 하나라도 통과하지 못했다면 빠르게 포기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이를 통과한 아이디어의 규모 확장에 더욱 가속을 붙일 수 있는 구체적 실천 방안도 다룬다. 이를 위해서는 손실 회피와 같은 행동경제학적 인센티브를 도입해 신속하게 이득을 창출하고, 운영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여러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또한 장기적 차원의 성공을 위해서는 일찍 포기하고 다시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과감함도 필요하다. 확장된 규모를 유지하려면 조직문화도 신뢰와 협력을 향하도록 형성해야 한다. 2만2000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