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상호주의 없는 외국인 투표권 부여, 바로잡아야”

“美·佛은 투표권 안 주는데…민의 왜곡”
“영주권 유지 조건에 의무 거주 검토 중”
서해 피격 사건엔 “검찰 객관 수사할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영주 자격이 있는 외국 국적자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는 현행 선거제도를 개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 장관은 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아야 유연성 있는 이민정책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영주권자 투표권에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면서 "우리 국민은 영주권을 가져도 해당국에서 투표권이 없는데 상대 국민은 우리나라에서 투표권을 갖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상호주의 원칙을 고려하지 않은 외국인 투표권 부여는 민의를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영주(F-5)비자 취득 후 3년이 지난 18세 이상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한다.


한 장관은 이 제도에 대해 "의무거주 요건이 없기 때문에 영주권을 일단 따면 그 사람이 한국에서 생활하지 않고 자국으로 돌아가서 생활하더라도 우리 지방선거에 투표권을 갖는 상황이 된다"며 "이런 불합리를 해소하기 위해 영주권 유지 요건에 의무 거주기간을 도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다만 "외국인의 입국에 유연성을 갖지 말자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잘못된 제도는 바로잡고 관련 제도들을 정비한다는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한 장관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윤성여(55)씨에 대한 국가배상 판결에 법무부가 항소를 포기한 조치를 두고는 "피해자나 가족들이 겪은 고통은 무얼로도 보상되기 어렵다"며 "국가를 대신해 깊이 사과드린다. 항소 포기는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를 "안보 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 없는 처사"라 비판한 것을 두고는 "검찰이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수사하리라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