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민아, 욕심 좀 부려도 괜찮아[염기훈의 인사이트]

컨디션 100% 아닌데 비난 안타까워
이겨낼 수 있는 밝은 친구라 믿어
과감한 슈팅·크로스 등 맘껏 뽐내길

28일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이 가나의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추가골을 허용하자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월드컵 전에도 한 방송에서 (손)흥민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흥민이의 컨디션이 걱정이었다. 안와 골절상 수술 후 약 3주를 쉬었는데 선수들은 한번 그렇게 다쳐서 쉬면 컨디션이 뚝 떨어지게 돼 있다. 100% 컨디션으로 나서도 어려운 무대가 월드컵인데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 흥민이 본인도 부담감을 크게 느꼈을 거다.


실제로 흥민이는 100% 모습이 아니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일부 팬들에게 비난을 받았다고도 들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던 사람으로서 그 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누구보다 잘 안다. 비난을 받은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탈락이 확정된 게 아니다. 경우의 수도 살아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가 월드컵에서 쉽게 간 적은 한 번도 없다. 항상 경우의 수를 따졌고 대부분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했다. 4년 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하지만 우리가 독일을 꺾을 줄 누가 알았겠나. 포르투갈도 강팀이지만 못 이길 팀은 아니다. 우루과이가 가나를 이길 수도 있다. 확률은 적지만 그 확률을 깨는 게 축구이기 때문에 포기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흥민이는 밝은 친구다. 부상 때문에 힘들 뿐이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부담감도 있겠지만 흥민이의 위치에서는 그런 부담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험도 많고 큰 무대에서 뛰었기 때문에 다른 것 생각 말고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경기에서는 ‘왜 이렇게 욕심을 부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슈팅을 때렸으면 한다. 흥민이의 최대 장점인 슈팅을 아끼지 않으면 좋겠다. 지금은 비난하는 팬들이 있겠지만 이를 한 방에 뒤집을 수 있는 사람도 자신이라는 점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다른 선수들도 더 과감해야 한다. 가나전에서 총 46개의 크로스를 시도한 것처럼 과감하게 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스 안에 우리 팀 선수가 한 명이 있더라도 크로스만 잘 올라가면 쉽게 득점이 나올 수 있다. (조)규성이의 컨디션이 워낙 좋으니 크로스를 활용한 공격이 포르투갈전에 주효할 수 있다.


때로는 단순하게 갔으면 한다. 포르투갈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우리보다 뛰어난 게 사실이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 만큼 지키면서 역습에서 한 방을 노려보는 것도 필요하다. 흥민이나 (황)희찬이같이 빠른 선수들을 활용한다면 찬스는 분명 올 것이다.



수원 삼성 미드필더로,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표로 출전했으며 K리그 통산 도움 1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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