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FTX 파산에 이어 위믹스 상장 폐지 사태까지 잇달아 터진 가운데 대체불가토큰(NFT)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NFT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FTX 파산 사태 이후 NFT 거래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정보제공 사이트 논펀지블닷컴에 따르면 22일 기준 NFT 일일 거래량은 940만 6285달러로 연초 대비(1억 4282만 달러) 대비 93% 가까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거래된 NFT 개수도 4만 623개에서 1만 2574개로 급감했다. 올 해 하반기 들어 NFT 시장 열기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FTX 파산, 위믹스 상장폐지 등 악재가 연달아 터지자 NFT 인기가 빠르게 식은 것으로 풀이된다.
NFT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주요 프로젝트 가격도 연중 최저치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전세계적으로 NFT 커뮤니티 열풍을 일으켰던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BAYC)'가 대표적이다. 한때 바닥가가 150이더리움(ETH)에 달했던 BAYC는 현재 66ETH 수준에서 바닥가를 형성하고 있다. 2조원에 달하던 시가총액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NFT 프로젝트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1위 NFT 프로젝트로 꼽히는 ‘메타콩즈’는 한때 3800만원 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약 160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0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뿐만 아니라 NFT 프로젝트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암호화폐 가격이 올 해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자 손실은 더욱 불어난다.
이처럼 투자심리가 악화하자 수익성 확보에 열을 올리던 프로젝트들도 현상 유지로 방향을 선회하는 모습이다. NFT 민팅(발행)과 판매로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커뮤니티 이탈을 막겠다는 것이다. 무료로 NFT를 발행하는 ‘프리민팅(free minting)’도 늘어나는 추세다. NFT를 나눠줘서라도 새로운 이용자를 유입시키겠다는 취지다. 국내에서 NFT 프로젝트를 운영 중인 한 관계자는 “프리민팅 등 NFT 대중화를 위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제 돈 받고 NFT를 판매하는 시기는 지나갔다고 본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실물경제와 연동된 유틸리티형 NFT도 주목 받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리서치센터는 'NFT 거래소: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티켓, 멤버십, 음악, 게임, 현실자산 연계 등 유틸리티 NFT로 점차 사용처를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서치센터는 “현재 NFT 발행과 거래는 PFP 등 콜렉터블 NFT가 거래 규모 60%에 수준을 이루고 있었으나 최근 유틸리티 NFT를 포함해 수집 외 용도를 갖춘 NFT들이 점차 등장하고 있다”면서 “특히 NFT 티켓 등 기술적으로 도입이 용이하고 직관적이면서 즉각적 효용을 가져다준다는 장점이 있어 실생활에서 빠른 시일 내 구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