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오던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에 대해서도 여러 경우의 수를 검토했다. 공제액 상향은 여당과의 원내 지도부 간 협상이 진행 중이다. 민주당이 강경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법인세 등과 달리 종부세는 여야 합의안이 도출될 전망이다.
3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종부세 다주택자 중과세율 조정에 대한 5가지 안을 검토했다. 특히 중과세율을 폐지하는 경우도 포함됐다. 정부는 3주택(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적용되는 중과세율을 폐지해 주택 수가 아닌 가액을 기준으로 종부세를 부과하는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현행 2주택 이하 보유자에게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 0.6~3.0%를 주택 수와 관계없이 0.5~2.7%로 낮추는 방식이다.
민주당이 정부안처럼 중과세율을 폐지할 때 가장 수용 가능하다고 본 선택지는 과표 50억 원 이상 등 고가주택 구간의 세율을 올리는 것이다. 중과세율을 없애 현행 2주택 이하 보유자에게 적용되는 기본세율을 유지하는 대신 50억 원~94억 원 구간 세율은 현행 2.2%에서 3%로, 94억 원 이상은 3%에서 5%로 높이는 방식이다. 또 현재 기본세율이 1.6%인 25억 원~50억 원 구간의 세율을 2%로 상향하고 50억 원~94억 원을 3%, 94억 원 이상을 4.5%로 올리는 방안도 고려했다.
반대로 중과세율을 유지하되 저가주택 구간의 세율을 낮춰주는 3가지 경우도 따져봤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이미 발의해놓은 3억 원 이하, 3억 원~6억 원 중과세율만 폐지하는 것에서 각각 0.1%포인트씩 더 인하하는 방안이 추가적으로 제안됐다. 이에 더해 6억 원~12억 원 구간의 기본세율을 1.2%에서 1%로 하향하는 안도 제시됐다.
민주당은 당초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에 반대해왔지만 부동산 침체 상황을 고려해 방향 선회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가 입수한 민주당 세법 개정안 처리 방향 문서에는 “종부세는 정부안 수정 수준에서 타협안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명시됐다.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29일 종부세 긴급회의를 가졌다.
다만 다주택자에 대한 투기 억제 장치를 포기했다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있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주택자 중과 체계와 세율에 대한 최종적인 의사 결정은 지도부로 넘어갔다. 민주당은 다주택자의 세부담 상한을 300%에서 1주택자와 같은 150%로 완화하는 정부안에 대해서는 양보가 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타협안을 도출해나갈 예정이다.
종부세 공제액은 곧 여야 협의에 의해 결론이 날 전망이다. 민주당 기재위 관계자는 “공제액 상향은 확정이고 여야 원내 지도부 간 금액을 협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종부세 과세 대상자의 과세표준 산정 시 적용하는 기본 공제액을 9억 원으로, 1세대 1주택자 공제액은 12억 원으로 올리고자 한다. 민주당은 다주택자 과세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1세대 1주택자처럼 11억 원으로 올리는 대신 현행 공제액을 유지하고자 했으나 상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