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국이 우리나라로 결정되면서 이를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의 유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주요 국가의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인 만큼 전 세계에 도시 경쟁력을 알리는 기회인 만큼 주요 지자체들이 유치 전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2005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부산시는 최근 재유치를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미 유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내부 검토 중인 단계로 조만간 유치 준비를 총괄하는 조직을 꾸려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해당 연구용역에는 APEC 정상회의 재유치의 당위성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2005년 APEC 정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도시의 기초를 다진 만큼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페루 리마와 말레시이아 쿠알라룸푸르, 뉴질랜드 오클랜드, 칠레 산티아고 등도 APEC 정상회의를 2회 연속 유치한 바 있다.
2005년 유치전에서 부산에 밀려 고배를 마신 제주도는 2020년 ‘APEC 유치 추진준비단’을 구축하고 일찌감치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 환경과 풍부한 국제회의 기반시설을 갖춘 최적지임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APEC 제주 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 발족 및 100만인 유치 서명운동에도 돌입했다. 제주도는 APEC 정상회의로 생산 유발 2조 원과 부가가치 창출 5536억 원 등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도 이달 중으로 ‘APEC 정상회의 범시민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유치 활동에 나선다. 앞서 유정복 인천시장은 올 9월 싱가포르 APEC사무국을 방문해 사무총장에게 유치 의사를 밝한 바 있다. 지난 1일에는 시청 앞 애뜰광장에 APEC 정상회의 유치를 기원하는 조형물도 설치했다. 앞으로 한국의 관문도시인 인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경북 경주시도 지난해 7월 유치 의사를 표명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한국의 역사가 깃든 ‘천년고도’ 경주야말로 한국의 매력을 알릴 최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석굴암과 불국사, 첨성대 등 도시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호텔과 컨벤션 등 각종 기반시설로 충분해 세계 정상들에게 진정한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부산에서 개최된 2005년 APEC 정상회의에는 21개국 정상뿐 아니라 1500여 명의 경제·기업인과 국제기구 대표 등이 대거 참가했다. 직접적인 경제 효과만도 부산 4억 5176만 달러를 비롯해 모두 8억 5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050년 APEC 정상회의에는 21개국 정상을 비롯해 총 4000여명의 해외 인사가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