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 끊기고 열흘간 3兆 손실…재난 된 파업

◆화물연대 파업發 피해 눈덩이
"주문취소 통보 잇달아" 발동동
울산 석유화학단지선 감산 검토
尹 "정유 등 업무개시명령 준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대응과 관련한 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회의 내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상민(왼쪽부터) 행정안전부 장관, 추경호 부총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11일째 이어진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가 막히면서 기업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들은 납기를 맞추지 못해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거래 중단 통보나 피해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이 오고 있다”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4일 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피해 기업 신고 중 위약금이 발생하거나 해외 거래선이 단절된 경우가 전체의 45%에 달했고 물류비 증가와 원·부자재 차질에 따른 생산 중단이 각각 27%, 24%였다. 화물연대의 장기 파업으로 기업들의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집단운송 거부 10일간 시멘트·철강·자동차·석유화학·정유 등 주요 업종에 총 3조 263억 원 규모의 출하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재생타이어를 생산하는 A사는 “납기를 맞추지 못해 고객사로부터 주문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토로했고 식품 원료를 수출하는 B사는 “해외 바이어가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물티슈를 수출하는 중소기업 C사는 수출물량의 60%가 공장에 묶이면서 10억 원의 손실을 낸 상태로 파업이 이어질 경우 공장 가동을 멈추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 열흘간 누적된 출하 차질 물량이 78만 1000톤이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 173억 원에 달한다. 출하가 전면 중단된 대산·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일부 업체는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 최대 타이어 기업인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의 컨테이너 입출고율은 평소의 40% 수준에 그쳤고 충남 서산 대산공단 내 현대오일뱅크에서도 평소 하루 150~200대가량 운행하던 탱크로리가 파업 첫날부터 한 대도 나가지 못하면서 석유 운송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관계부처장관 회의를 열고 “정유와 철강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은 즉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과 국민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주시기 바란다”며 “화물 운전자 대체 인력 확보, 군 인력과 장비 활용 등 대체 수단을 신속히 확보해 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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