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C 회의 앞두고…EU "美 IRA 맞서 보조금 개편"

집행위원장 '유럽판 IRA'로 압박
친환경기술에 재정 투입도 확대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핵심 제조업 이탈에 대응해 국가보조금 확대 카드를 꺼냈다.


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헤 유럽대에서 한 연설에서 “EU는 IRA에 대항하기 위해 공공투자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국가보조금 제도를 개편하고 녹색기술 전환을 위한 추가 재정 지원의 필요성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은 좋은 것이지만 이런 경쟁은 공평한 경기의 장을 존중해야 한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IRA를 비판했다.


미국이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자동차나 배터리에만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맞서 유럽도 유사한 보조금 제도를 도입하고 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국가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U는 IRA가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도록 강제해 유럽 제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앞서 독일 BMW가 IRA를 의식해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자 독일 정부가 미국의 산업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이번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이 5일 미·EU 무역기술위원회(TTC)를 하루 앞두고 나온 점에 주목했다. 회의에 앞서 IRA 개정을 압박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TTC에는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미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IRA로 야기된 분쟁을 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