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5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구속과 관련해 “이 정권의 칼날이 용공-문재인, 비리-이재명으로 향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을 향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이날 라디오(KBS) 인터뷰에서 “(검찰이) 노력은 하겠지만 국민 정서도 있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있기 때문에 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저는 방어권 차원에서 얘기하는데 서 전 실장으로부터 어떤 지시도 받지 않고 삭제 지시도 없었다. 저 자신도 없었다”며 “제가 관계장관회의나 NSC 모든 회의에 참석했지만 그런 지시는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검찰에 나가서도 진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의 국정원에서 삭제 지시를 하고 못된 정치 사찰에서 공작할 때는 처음부터 소위 관계자들만 취급하는 멍텅구리 PC를 구입해서 논의하고 그 PC 자체를 없애버렸다”면서 “(지금) 국정원 시스템은 어떠한 직원이 어떤 PC를 쓰더라도 메인 서버에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국정원에서는 멍텅구리 PC를 사용한 적도 없고 제가 그러한 잘못을 완전히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했는데 누가 그 짓을 하느냐”며 “지금 현재 우리 국정원 직원들도 어떠한 지시를 해도 그러한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해서 접촉하는 이러한 일은 일종의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며 “이러한 일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러한 것을 조사하고 처벌한다고 하면 누가 앞으로 남북 관계의 개선을 위해서 나서겠느냐”고 호소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도 언젠가 (북한과 대화)할 때 서 전 실장 같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할 필요가 있고 미국의 정보기관도 나아가서는 북한에서도 굉장히 아쉬워할 것으로 믿는다”며 “전문가의 싹을 잘라 버리는 건 중요한 인적 자원의 파괴로 국익에 반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