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사전 올해의 단어는 ‘고블린 모드’…기존 규범에 대한 거부감 표현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고블린 모드(Goblin mode)’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고블린모드는 도깨비, 마귀를 뜻하는 고블린(goblin)과 방식을 뜻하는 모드(mode)의 합성어다. 사회 규범에 맞지 않게 고의로 나태하고, 뻔뻔하고, 단정하지 않게 행동하는 양식을 뜻하는 신조어다.


사회적 규범이나 기대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자기 이미지에 구애받지 않고 당당하게 제멋대로 하고, 게으르고, 지저분하거나 탐욕스러운 행동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많이 사용되지 않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자주 사용된다. “배우 줄리아 폭스가 ‘전 남자친구였던 래퍼 예(카니예 웨스트)는 그녀가 고블린 모드로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헤어졌다’고 말했다”는 가짜뉴스가 트위터에 등장하면서 고블린 모드라는 단어가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또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일상 복귀를 거부하는 것과 관련된 용어로도 고블린 모드가 주목받았다.


미국 언어학자 벤 짐머는 “고블린 모드는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확실한 2022년식 표현”이라며 “이 말은 사람들에게 기존의 사회적 규범을 버리고 새로운 규범을 택할 수 있는 면허를 준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사전은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 발표한다. 전 세계 전역의 영어권 뉴스 출처에서 수집한 190억개 이상의 단어 중에서 한 해의 분위기를 드러내고 지속적인 문화적 용어로서의 잠재력을 가지는 단어를 선정한다. 2021년에는 백신 또는 백신접종을 뜻하는 ‘vax’가 선정됐다.


올해에는 고블린 모드 외에도 ‘#아이스탠드위드(#IStandWith)’와 ‘메타버스(metaverse)’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아이스탠드위드’는 무엇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SNS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나 글에 붙이는 태그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말이다.


한편, 올해는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 선정 투표에 일반인 참여가 허용됐다. 34만표 이상의 온라인 투표 중 93%가 고블린 모드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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