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사장·30대 상무 전면에…'뉴삼성 엔진' 반도체·5G 힘 실어

[삼성전자 임원 인사… 이재용, 성과주의 원칙 재천명]
부사장 59명 등 총 187명 인사
젊은 기술 인재 대거 전진배치
R&D 부문 승진 작년보다 늘어
女·외국인 11명…다양성 확보도
이달 중순 내년 사업계획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 부정, 부당 합병’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부사장 이하 임원인사에서도 성과주의를 중심으로 젊은 기술 인재를 파격적으로 발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기술 경쟁력 강화가 첫 임원인사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지난해에 이어 연공서열을 파괴한 40대 부사장, 30대 상무 승진을 단행했고 여성·외국인 임원을 다수 배출하며 다양성과 역동성을 조직에 덧입혔다.


삼성전자는 6일 부사장 59명, 상무 107명, 펠로우 2명, 마스터 19명 등 총 187명을 승진시키는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총 198명(부사장 68명, 상무 11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에 비해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성과주의 아래 젊은 인재를 과감히 승진시키는 인사 기조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인사에서 40대 부사장은 17명, 30대 상무는 3명이 배출됐다. 지난해 14명(부사장 10명, 상무 4명)보다 3명 많다. 전체 부사장 승진자 중 40대의 비중이 28.8%에 달해 40대가 회사의 미래를 이끌 중추로 자리 잡았다. 특히 반도체,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 핵심 산업에서 성과를 낸 젊은 인재가 대거 발탁됐다. 연구개발(R&D) 부문의 임원급 최고 전문가인 펠로우·마스터 승진 규모 또한 2017년 제도를 처음 도입한 이래 가장 크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서 승진과 함께 모바일경험(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1그룹장에 오른 문성훈(48) 부사장은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폰 등 삼성전자 주력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개발을 주도했다. 신규 기술 발굴에 기여하며 모바일 비즈니스 성장을 견인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배범희(37) 생산기술연구소 하드웨어기술그룹 상무는 세계 최초로 유선주파수(RF) 신호 전송, 플렉시블 인쇄회로기판(PCB) 등 미래 주력 기술을 확보한 대표적 기술 인재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는 모뎀 시스템 전문가인 이정원(45) 시스템LSI사업부 모뎀개발팀장 부사장이 40대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모뎀 알고리즘 개선, 설계 최적화 등으로 5G 모뎀 성능 향상과 모뎀 제품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메모리사업부의 이병일(39) 플래시 PA1팀 상무는 플래시 제품 개발 전문가로서 V낸드 신제품을 적기에 개발하고 제품 특성을 개선하는 등 기술 개발 역량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연구개발 임원급 최고 전문가인 펠로우(2명)·마스터(19명)를 역대 최대 규모로 승진시키면서 기술 개발을 통한 초격차 전략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기술 전문가를 임원급으로 대우하기 위해 2017년 해당 제도를 도입했다.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기술 전문가 발탁 규모는 오히려 늘리면서 ‘기술 우대’ 전략 기조를 전파했다.


여성 임원과 외국인 임원 발탁을 통한 다양성 확보도 이뤄졌다. 올해 승진한 여성·외국인 임원 수는 총 11명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12월 11명, 2020년 1월 9명, 2020년 12월 10명, 2021년 12월 17명 등 매년 10명 안팎의 여성·외국인 승진자를 배출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금주 DS부문 반도체연구소 D램공정개발팀 부사장을 비롯해 안희영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서비스PM그룹장 상무, 한글라라 DX부문 VD사업부 구매3그룹장 상무, 손영아 DX부문 중남미총괄 코스타리카지점장 상무, 왕지연 DX부문 MX사업부 고객경험(CX)전략그룹장 상무 등 여성 인재들이 새롭게 발탁됐다.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외국인 임원들도 적극적으로 전진 배치했다. 저메인 클라우제 DX부문 VD사업부 SEAVO 상무는 싱가포르 동남아총괄 TV 영업관리 총괄 역을 맡으면서 동남아·오세아니아의 TV 매출 성장세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DX부문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의 다니엘 아라우조 상무는 경영 기획,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삼성전자의 중장기 경영전략과 M&A 로드맵 수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성과주의 원칙하에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리더십 보강을 위한 인사”라며 “글로벌 경제 불황에 따른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한발 앞서 도전적으로 준비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을 수 있도록 젊은 리더와 기술 분야 인재 발탁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정기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께 글로벌전략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내년 사업 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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