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지는 애플 앱스토어…'원화'로도 가격 정한다

[앱스토어 가격 정책 대폭 개편]
“앱 개발사 가격 관리 권한 크게 강화"
①달러 아닌 원화로도 가격 책정 가능
②선택 가능한 가격(티어) 10배 세분화
③세금 계산 바꿔 ‘3% 추가 수수료’ 시정
내년 봄부터 적용…정기구독은 즉시 시행
앱스토어 출시 14년만에 최대규모 개편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앱)마켓 앱스토어에서 앱을 유통하는 개발사는 자신의 디지털 상품(게임 아이템, 웹툰 열람권, 이모티콘 등) 가격을 기존보다 더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그동안 앱스토어 정책을 통해 제한해왔던 개발사의 가격 관리 권한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애플은 7일 2008년 앱스토어 출시 후 최대 규모의 가격 정책 개편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앱 개발사가 △달러가 아닌 원화로도 상품 가격을 매기고 △10배 세분화된 가격 선택지(티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 논란을 일으킨 부가가치세 관련 ‘3% 추가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도록 세금 계산 방식을 바꾸는 등 크게 세 가지 정책을 개편했다.


첫 번째로 애플은 175개국의 현지 앱스토어 개발사가 원화를 포함한 45종의 화폐를 자유롭게 선택해 서비스 가격을 정할 수 있도록 한다. 원화를 기준으로 가격을 정했다면 달러를 포함한 나머지 44개 화폐 가격은 환율에 따라 자동 책정할 수 있다.



원화 기준 앱스토어 가격 선택지(티어)의 일부. /사진 제공=애플

이제껏 개발사는 달러를 기준으로만 가격을 정할 수 있었다. 원화를 포함한 나머지 44종 화폐 가격은 애플의 자체 환산비율에 따라 결정됐다. 가령 0.99달러에 1500원, 1.99달러에 3000원 등이다. 최근 달러 강세 상황에서 애플이 달러당 원화가격을 한차례 올렸는데, 이에 따라 국내 일부 개발사도 게임 아이템이나 이모티콘 등 상품 가격을 불가피하게 인상한 바 있다. 이제부터 개발사는 달러와 무관하게 원화 가격을 매김으로써 이런 수동적인 가격 조정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로 애플은 티어 수를 94개에서 900개로 10배 가까이 늘린다. 이제껏 앱 개발사는 소비자 가격을 매길 때 1500원, 3000원, 4400원 등 애플이 정해놓은 티어 중 하나를 골라야만 했다. 3500원처럼 티어 밖의 가격은 고를 수 없다. 티어가 10배 세분화되면서 이런 제한도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1500원부터 500원이나 1000원 단위로만 올릴 수 있던 원화 가격은 이제 400원부터 1600만 원까지 최소 100원 단위로 올릴 수 있게 된다. 1만 9900원 같은 새로운 티어를 선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애플은 한국 포함 7개국 개발사의 세금 계산 방식을 개선해 세금을 과도하게 부담하지 않도록 했다. 특히 국내 개발사는 최근 부가세와 관련한 ‘3% 추가 수수료’를 더 이상 부담하지 않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국내 게임사들과 수익(소비자 결제액)을 정산할 때 부가세를 포함한 상태에서 앱스토어 수수료를 계산해 결과적으로 최고 수수료(30%)보다 3%포인트(P) 높은 33%의 수수료를 징수해왔다. 이와 관련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의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에 나서자, 애플은 내년 1월까지 이 문제를 자진 시정하기로 했다. 이번 개편은 이런 시정 계획에 따른 후속조치이기도 하다.


이번에 개편된 정책은 정기구독(자동 갱신 구독) 앱에는 이날부터, 나머지 앱에는 내년 봄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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