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저축銀도 건전성 '비상'…업계 3위 한투저축 9%대

3분기 79개사 BIS비율 15.3%
한투·OK·페퍼도 11% 미만 등
상위 5곳 위험자산 1년새 11조 ↑
유증으로 자본확충 나서지만
유의미한 건전성 개선 쉽잖을듯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사진 제공=연합뉴스

저축은행 건전성 지표가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위험 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며 업계 상위 5위권 내 대형 저축은행들의 자본 건전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저축은행들이 속속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가계대출 부실까지 곳곳에 암초가 자리 잡고 있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저축은행 79개사의 평균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15.34%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 평균(16.33%)과 비교하면 약 1%포인트 더 떨어졌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위험가중자산이 커질수록 비율은 떨어진다. 자산 1조 원 미만인 저축은행은 7% 이상을, 1조 원 이상인 저축은행은 8%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저축은행 평균 BIS비율은 2017년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직전 분기 평균치(15.29%)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질적으로는 오히려 더 악화됐다. 중·대형 저축은행들의 BIS비율도 한 자릿수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규모 기준 3위인 한국투자저축은행의 3분기 BIS비율은 9.77%로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2%포인트, 1.58%포인트씩 하락했다. 76개 저축은행 가운데 대아·엠에스저축은행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BIS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2위, 5위인 OK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3분기 BIS비율도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이상씩 떨어진 10.81%, 10.49%였다. 자산 규모로는 한 손가락 안에 꼽히지만 BIS비율은 두 자릿수를 겨우 지키면서 전체 저축은행 중 OK는 11번째, 페퍼는 9번째로 건전성이 나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BIS비율 상승 과제는 내부에서도 중요한 현안으로 보고 있다”며 “건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접근 중”이라고 말했다.


대형 저축은행들마저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것은 차주 신용 리스크 등이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상위 5개사(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의 3분기 위험가중자산은 총 45조 2609억 원으로, 1년 만에 11조 원(31.4%)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5개사의 자기자본은 7212억 원(17.8%) 늘어나는 데 그쳤다.


BIS비율이 떨어지며 저축은행들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달 23일 한국투자저축은행은 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공시하며 연말께 비슷한 규모의 증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BIS비율이 9.5%에 불과한 엠에스저축은행도 같은 달 모회사 SK증권으로부터 180억 원을 출자받았다. OK저축은행은 9월 말 6년 만에 유상증자에 나서며 1000억 원 규모 조달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사들의 대규모 자금 수혈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유의미한 건전성 개선은 어렵겠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을 쌓고 자기자본도 늘리는 걸 동시에 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조달 비용도 높은 수준에서 계속 유지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반적인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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