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콘텐츠 산업이 올해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각 산업별 희비를 크게 가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년간 관객들의 발길이 사실상 끊겼던 영화 산업은 리오프닝 효과에 매출이 전년 대비 58% 치솟았다. 하지만 대표적인 ‘언택트’ 산업인 게임과 지식정보(포털 등) 산업의 성장률은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둔화됐다.
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콘텐츠산업 2022년 결산 및 2023년 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내 콘텐츠산업 주요 통계를 발표했다. 통계에 포함된 작년과 올해 수치는 콘진원이 자체 실태조사 및 시계열 분석을 통해 예측한 전망치다. 공식 통계인 2021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산업조사는 아직 막바지 집계 중이다.
분석 결과 올해 콘텐츠 산업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146조 9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최근 5개년(2018년~2022년) 중 가장 높은 연간 성장률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측은 “2020년 코로나 충격으로 성장률이 1.2%까지 곤두박질쳤지만 지난해 웹툰, 게임 등 비대면 콘텐츠의 흥행으로 6.6%를 기록, 올해 7.4%까지 올라가며 V자 반등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총 수출액은 최근 5개년 중 가장 낮은 폭(1.5%)으로 성장한 130억1000만 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액 성장률은 지난 2020년 16.3%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1년 7.5%, 올해 1.5%로 지속 하락 중이다. 콘진원 측은 “코로나 상황에서 나타났던 급격한 성장세는 이제 다소 완만한 곡선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규모 측면에서 콘텐츠 수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산업별로는 영화 산업의 약진이 가장 두드러졌다. 올해 영화 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58.1% 성장한 4조300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2위 음악(31.7%)을 큰 차이로 제치며 전체 11개 산업군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영화 산업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 4년간 연평균 12.5% 역성장했지만, 올해 4월 거리두기 해제 이후 흥행작이 다수 개봉하면서 회복 궤도에 올랐다. 대표적인 극장 산업인 애니메이션 산업 매출은 지난 4년간 연평균 3.7% 역성장을 극복하고 올해는 1.5% 성장한 6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주’였던 게임과 지식정보 산업의 성장세에는 제동이 걸렸다. 게임 산업 매출은 21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4년간 연평균 성장률(11.9%)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지난 2017년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 기업들이 포함돼 있는 지식정보 산업 매출도 22조 5000억 원으로 4년간 연평균 성장률(8.4%)을 밑돌며 전년 대비 5.4% 성장하는 데 그쳤다. 11개 산업군 중 올해 성장률이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군은 게임, 지식정보, 광고 3개 뿐이다.
외부 활동 증가에 따른 이용자 이탈이 성장 둔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이용자 수는 올해 1월 2402만 명에서 9월 2332만 명으로 줄었다. 전창영 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팀 선임연구원은 “콘텐츠 이용자들의 외부 활동이 늘어나자 OTT와 게임 등 온라인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이용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콘텐츠 기업들이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