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주력 제품의 생산 라인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기 시작했다. 미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애플이 아이패드 제품 가운데 일부 생산 라인을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수년간 인도에서 구형 아이폰을 제조해온 애플은 9월 출시한 새 모델 아이폰 14를 인도에서 생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플이 최신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마저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은 갈수록 커지는 ‘차이나 리스크’ 때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독재 체제와 이에 반발하는 시위,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전략 산업에서 미국의 중국 제재 확대 등으로 중국 생산의 경쟁력은 사라지고 위험만 불거지고 있다. 아이폰 최대 생산 기지인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지난달 현지 노동자들이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반발하면서 생산 현장을 대거 이탈해 심각한 인력난에 빠졌다. 최근 중국의 방역 통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아이폰 물량은 애초 300만 대에서 16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중국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재 10%인 아이폰의 인도 생산 비중을 장기적으로 40~45%로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 제조 기반이 있거나 중국 시장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도 애플처럼 탈(脫)중국에 속도를 내야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에 달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방역 통제 등의 영향으로 이 비중이 올 11월에는 21.9%까지 내려왔다. 우리 기업은 중국 수출 감소 위기를 시장 다변화의 기회로 삼아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점차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 아세안·유럽연합(EU)·인도 등으로 수출 시장을 늘려야 한다. 또 해외로 떠난 기업들이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규제 혁파와 세제 지원 등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