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결국 상폐…위메이드 블록체인 사업 치명상

해외 거래소도 유의지정, 상폐 움직임
게임·디파이 등 위믹스 생태계 적신호
‘보여주기식 대책 뿐’ 비판도 잇달아

/출처=셔터스톡·

위믹스가 결국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퇴출되면서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도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메이드는 생태계를 회복하겠다며 실시간 유통량 감시 등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해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하루 전 법원이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위믹스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상장폐지가 위믹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상폐로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이 치명적인 위기를 맞았다고 보고 있다. 먼저 위믹스 거래 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위믹스 거래량의 90%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하는데 국내 거래소에서 더 이상 거래가 불가능하다. 해외 거래소 OKX도 이날 위믹스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고 또 다른 해외 거래소 후오비도 위믹스를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위믹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해외 거래소까지 거래지원 종료 움직임이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위믹스 코인뿐만 아니라 게임, 탈중앙화금융(디파이) 등 위메이드 블록체인 플랫폼 전반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당초 위메이드는 내년 1·4분기까지 100개의 게임을 위믹스 메인넷에 온보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상장폐지로 위믹스 생태계 합류를 고려했던 게임사들의 부담이 커졌다. 토큰 보상은 ‘돈버는게임(P2E)’ 게임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적인 요소인데, 토큰 가치가 떨어지면 게임을 통해 채굴한 코인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연내 출시 예정이었던 P2E ‘미르M 글로벌'의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뿐만 아니라 기축통화 역할을 해야 할 위믹스의 거래가 힘들어짐에 따라 관련 디파이 서비스들도 흔들리고 있다. 위믹스 기반 디파이 서비스 ‘위믹스파이’의 전체 유동량은 114억 가량으로 전일 대비 30% 넘게 쪼그라들었다.


이런 가운데 위메이드가 생태계 복구를 위해 내놓고 있는 대응책들이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위메이드는 위믹스가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바이낸스 커스터디 도입 △크로스앵글의 실시간 유통량 감시 서비스 도입 △코인마켓캡 연동 △리서치센터 설립 등 대책을 연달아 발표했다.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바이낸스 커스터디의 경우 이미 유통량 대부분이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유통 물량만 바이낸스 지갑에 보관될 뿐 실제 거래되는 물량에 대한 관리·감독은 어렵기 때문이다. 크로스앵글과의 실시간 유통량 감시 서비스 역시 업무협약에 그쳤을 뿐 실제 도입은 내년 이후로 예정됐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위믹스 생태계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는 실효성 없는 대책 마련에 그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유틸리티(사용처)를 확보해야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위메이드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의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공정위 제소, 본안 소송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법적 다툼에는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게다가 이미 거래소에서 상장폐지가 된 상황에서 진행되는 만큼 위믹스의 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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