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묶고 물 먹이고…장애인 수영선수들 학대한 감독·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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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장애인수영연맹 소속 중증장애인 선수들을 상대로 폭행하고 정서적으로 학대한 전직 감독과 코치 3명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8일 검찰은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 전 인천시 장애인수영연맹 감독 A씨(48·여)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47·여) 등 전직 코치 2명에게 징역 3년을, 또 다른 전직 코치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B씨는 “법원 명령으로 피해자 부모들께 다가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자리에서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피해자 학부모 10여명은 방청석에서 공판을 지켜봤다.


정 판사는 “지난 재판이 끝난 뒤 복도에서 (피고인들과 피해자 부모들 사이에) 소란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피고인들과 피해자 부모들을 따로 법정에서 퇴장하도록 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6일 열릴 예정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 등은 2019년부터 2020년 7월까지 연맹 감독과 코치로 일하면서 수영장 내 창고 등지에서 지적·자폐성 장애인 수영선수 12명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행을 당한 선수들은 훈련할 때 막대기 등으로 구타를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 뉴스 갈무리

JTBC 뉴스 갈무리

2021년 JTBC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폭행 사실은 2021년 3월 감독과 코치들 모두 직을 내려놓은 뒤 드러났다. 코치진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선수들이 하나둘 입을 열었던 것이다.


피해자 모두 지적 장애가 있는 10~20대 장애인 수영선수로, 가장 어린 선수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맞았다고 했다.


당시 선수들은 잠수 상태로 몸이 눌려 수영장 물을 들이마셔야 했고, 몸이 꽁꽁 묶인 한 선수는 움직이지 못해 그 자리에서 용변을 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피해자 모임 측은 코치진이 선수들에게 ‘부모에게 폭행 사실을 알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3월 사임한 B씨 등 전 코치 2명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금지된 개별 강습을 하고 매달 45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겨 내부 징계도 받았다. 이들 중 1명은 감봉과 함께 인천지역 지도자 등록 보류 처분을, 나머지 1명은 지도자 자격 정지 3년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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