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가도 모를 게 사람 ‘마음’이다. ‘마음대로’라는 표현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만 여기서의 ‘마음’은 ‘생각’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기억,의지 등 여러 개념이 ‘마음’을 이룬다. ‘마음’을 알기가 복잡하고 어려운 까닭이다.
올해 초 입적한 베트남 출신의 평화운동가이자 명상가인 틱낫한 스님의 책이 번역서로 출간됐다. 책에서 틱낫한 스님은 우리의 마음을 ‘밭’에 비유한다. 그 밭에는 다양한 씨앗이 이미 심겨 있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말이나 행동, 생각에 따라 새로운 씨앗이 심기기도 한다. 기쁨·희망·행복의 씨앗도 있지만 슬픔·두려움·괴로움의 씨앗도 있다. 어떤 씨앗을 싹으로 틔워낼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고, 그 씨앗을 가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알아차림’이라고 했다. 알고 깨닫기 위해서는 깊이 관찰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명상으로 이어진다.
분노를 표출하면 괴로움이 덜해진다며 베개를 마구 때리게 하는 치료법이 있다지만, 저자는 그것이 오히려 분노를 강화하는 것이라 지적한다. 자신의 분노를 알아보고 포용하고 그대로 놔두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읽는 동안 특정 단어나 구절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지나치게 파고들지 않기를 바란다.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처럼, 이 가르침을 당신 안으로 들여보내라”고 친절한 말을 덧붙였다. 2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