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까지 11년…'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기회 노렸다"

■'KPGA 제네시스대상' 김영수
제네시스·LG 챔피언십 2승 거둬
"앞으로도 한결같은 마음 가질 것"

김영수가 8일 KPGA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장에 들어서며 포토월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화제가 됐다. 이른바 ‘중꺾마’다. ‘잊힌 천재’라는 수식어가 오랫동안 따라다녔던 김영수(33)에게도 딱 어울리는 말이다.


남자 골프 최고의 재발견 김영수를 8일 만났다. 한국프로골프(KPGA)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이 열린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다. 김영수는 제네시스 대상(MVP)과 상금왕, 골프기자단 선정 기량발전상까지 3관왕을 휩쓸었다. 올 시즌 모은 상금과 보너스가 총 9억 원이고 제네시스 차량도 두 대나 받았다.


김영수는 “월드컵에서 화제가 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닿았다”며 “저도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골프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극복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라 앞으로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7년 송암배, 익성배, 허정구배 등 주요 아마추어 대회 우승을 휩쓸며 골프 천재로 이름을 날렸던 김영수는 2011년 데뷔한 KPGA 투어에서는 첫 승까지 무려 11년을 기다려야 했다. 올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11월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우승하며 길고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김영수는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최고의 순간을 준비해왔다. 1승도 대단했는데 최종전에서 세 번의 연장 끝에 2승째를 따내며 단숨에 남자 골프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긴 세월을 극복할 수 있던 힘에 대해 김영수는 “골프가 너무 좋았고 어떻게든 재기해 제가 원하는 무대에서 골프를 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골프를 정말 할 수 없을 때까지 오래 하고 싶어요. 나중에 골프를 해왔던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아쉬움이 남거나 후회가 없었으면 합니다.”



대상 상품으로 받은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차량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는 김영수. 사진 제공=KPGA

‘잊힌 천재’라는 과거의 별명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김영수는 “솔직히 여러 감정이 들었다. 잊혔다는 말이 속상하기도 했지만 천재라는 말이 남아 있으니 ‘맞아, 예전에는 잘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기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기분 나쁜 부분은 전혀 없다. 현재가 정말 기쁘니 괜찮다”고 얼른 덧붙였다.


김영수는 최고의 별이 된 후에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2022시즌이 끝난 후에도 시즌 중 매일 했던 운동을 빼 먹지 않고 있다고 한다. 김영수는 “주변에서 워낙 축하를 많이 해주셨다. 시상식도 여러 군데 다니다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골프장에 가면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꽤 있고 사인 요청도 받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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