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천연가스 상장지수증권(ETN)에 ‘단타족’들이 몰려들고 있다. 증권가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가능성과 날씨 변수로 인해 내년 초까지 천연가스 가격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천연가스 가격이 내리면 수익을 얻는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는 70%가 넘는 수익률을 나타낸 반면 천연가스 가격에 연동되는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등은 45% 넘게 떨어졌다. 그러나 이달 8일 이후 천연가스 ETN 투자자들의 희비는 또다시 엇갈렸다. 단 이틀 만에 인버스 ETN 상품들은 10% 넘게 빠진 반면 레버리지 ETN 상품들은 10% 이상 뛰었다. 2주간 국내에 상장된 30개의 천연가스 관련 ETN 상품에는 2조 227억 원에 달하는 거래 대금이 몰렸다.
천연가스 ETN에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것은 최근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다. 지난달 말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MMBtu(열량 단위)당 7.33달러를 기록한 뒤 이달 6일 5.47달러까지 약 일주일 만에 25% 급락했다 . 그러나 이틀 만에 다시 8.95% 상승해 9일 기준 5.96달러를 기록 중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예년보다 따듯한 유럽과 미국의 초겨울 날씨와 유럽 국가들이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천연가스 재고를 95% 넘게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스 가격은 8~9월 이후 하락했다”며 “그러나 현재진행형인 에너지 대란과 앞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의 불확실성은 천연가스 수급과 가격에 변동성을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 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경유관 공급을 중단하는 등 천연가스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된다면 재고를 다시 쌓아야 되는 내년 봄부터, 평년보다 추워진다면 그보다 빨리 천연가스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천연가스 재고는 여전히 과거 5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며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최대 성수기에 진입한 상황”이라며 “타이트한 수급 속에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2023년 1분기에도 빈번한 가격 상승 시도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천연가스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은데다 ETN 대부분이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천연가스 가격은 수급에 따라 단기 급등락이 크고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최근 가격이 소폭 상승했지만 겨울이 지나면 다시 폭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천연가스 가격의) 방향성을 잘 알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