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누적 3조 원 이상의 막대한 피해만 남기고 16일 만에 종료됐다. 더 큰 피해로 확산하기 전에 가까스로 위기를 봉합했지만 건설 업계 등에서 소송을 검토하기로 하는 등 생채기는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계는 이번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3조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철강·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 분야 손실액이 3조 5000억 원에 이른다”고 했다.
철강 업계는 이번 파업으로 1조 3000억 원이 넘는 출하 차질을 겪었다. 국내 주요 제철소의 육송 출하가 중단되자 철강사들은 해상·철도 출하로 대응했지만 운송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송 물량을 대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출되지 못한 철강재가 공장에 쌓이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할 위기까지 몰렸다. 특히 수해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인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경우 복구를 위한 설비 자재를 들이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석유화학 업계도 출하 차질로 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탱크로리(유조차) 기사들이 대거 파업에 동참하면서 전국 주유소에서 ‘기름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화물연대 조합원이 4대 정유사(SK(034730)·GS(078930)·S-OIL·현대오일뱅크) 차량 중 70~80%를 운전한 상황이다보니 휘발유를 공급 받지 못한 주유소가 한때 100곳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시멘트 업계의 사정도 심각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인한 누적 피해액은 1195억 원 이상이다. 파업 직후 출하량은 시멘트가 평시 대비 5%, 레미콘이 30% 수준까지 낮아졌다. 레미콘 공급 차질로 전국 건설 현장 785곳의 공사가 중단됐다.
건설 업계는 시멘트 집단 운송 거부 등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하루 평균 46억 원의 공사 차질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저울질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큰 피해를 입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와 곡성공장 생산량을 평시 대비 30%까지 줄였다. 공장 내부에 생산이 끝난 제품을 더 이상 쌓아둘 수 없어서다. 수출 물량 출하에도 차질이 발생하며 매출 전반에 타격이 생겼다. 완성차 제조사는 생산이 완료된 차를 출고센터로 옮길 카캐리어 기사 대부분이 파업에 들어가며 직원들이 직접 운전해 차를 이동하는 ‘로드 탁송’에 나섰다. 아르바이트 운전기사를 고용하기 위해 추가 비용까지 투입했고 고객에게는 품질보증 주행거리를 2000㎞ 연장해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