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아이폰14 생산 차질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습니다. 4분기 아이폰 출하량이 예상보다 1000만대 가량 밑돌 수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옵니다. 전통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상반기 삼성전자, 하반기 애플이 강세를 보여왔지요. 주요 제품 출시 시기에 따라 판도가 변하는 것인데, 올해 4분기에는 애플이 예상보다 약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12월 아이폰 출하량이 예상보다 300만 대 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모건스탠리는 11월 출하량도 예상보다 600만 대 가량 적었다고 밝혀, 결과적으로 올 4분기 아이폰 총 출하량은 당초 예상됐던 8500만대보다 950만대가 감소한 7550만 대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기대보다 11.2%를 밑돈다는 관측이니 타격이 큰 편입니다.
원인은 지속되는 중국 코로나19 봉쇄죠. 아이폰 주 생산기지인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폐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장은 근로자가 20만 명을 넘어선다 하죠. 봉쇄가 이어지며 근로자들이 탈출하고 있다, 폭동을 일으킨다는 소문까지 들립니다. 중국 정부와 폭스콘은 탈출·폭동설을 부정하고 있지만 생산 차질이 있음은 분명합니다. 이는 애플이 인정한 사항이기도 하죠.
아이폰14 시리즈 물량 80% 이상이 이 공장에서 만들어집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폰14 프로는 85%가 정저우에서 생산됩니다. 업계는 이 공장 생산 정상화가 빨라도 12월 말엽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내년 1월에나 정상화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자연스럽게 아이폰14의 4분기 출하량과 애플 실적에 타격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적으로 4분기는 애플의 시기입니다. 10월 아이폰 신제품 출시로 점유율을 바싹 끌어올리는 편이죠. 반면 1~2분기는 갤럭시S를 앞세운 삼성이 강세를 보입니다. 최근들어서는 갤럭시Z 폴더블 시리즈로 3분기에도 삼성전자가 약진하고 있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삼성전자 22.2%, 애플 17.6%, 샤오미 13.1%, 오포 11.6%, 비보 8.5% 순으로 분석했습니다. 3분기 총 시장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가량 줄어들었지만 삼성전자가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만 4분기에는 애플 점유율이 뛰어오르며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점유율을 애플 24.6%, 삼성 20.2%, 샤오미 12%, 오포 10.4%, 비보 7.6% 추정했습니다. 4분기 삼성전자가 2위로 떨어지겠지만, 마냥 나쁜 결과만은 아닙니다. 4분기 애플 점유율 상승은 매년 반복되는 상수이고, 생산 차질로 당초 예상보다는 점유율 상승률이 낮은 편이니까요.
벌써 12월도 중순에 접어듭니다. 1분기는 삼성전자의 시기죠. 신형 ‘두뇌’를 장착한 갤럭시S23에 대한 소식도 들려옵니다. 사실 2022년은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부문 입장에서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봉쇄라는 예상 외 변수에 발목 잡힌 경쟁사 사정을 기회삼아,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그 시작은 플래그십인 갤럭시S23보다 중저가형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갤럭시 시리즈 중 판매량이 가장 높은 갤럭시A의 2023년 형 신형이 출격 준비 중입니다.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만을 노린다면 삼성전자는 전 가격대에서 글로벌 전역을 공략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