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한한령(한류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 후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한국 드라마가 잇따라 방영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중국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OTT ‘유쿠’에 따르면 오는 12일 12시부터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방영을 시작한다. 김태리, 남주혁 주연의 이 작품은 1998년을 배경으로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로맨스물이다.
이 드라마는 지난 8일 오후 7시부터 비리비리(Bilibili)에서 공개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슬의생1)’에 이어 이달 들어 중국 OTT에서 방영을 시작한 두번째 한국 드라마다.
중국 OTT에는 올해 초부터 한국 드라마가 잇따라 공개됐다. 1월 ‘사임당, 빛의 일기’를 시작으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또 오해영’,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태원 클라쓰’ 등 13편의 드라마가 방영됐다. 지난 5월 25일 ‘배드 앤 크레이지’를 마지막으로 한국 드라마의 방영 소식이 끊겼으나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 후 다시 한국 드라마의 공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한 후 대통령실은 양국 문화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정상회담 성과라고 밝힌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변호텔’은 이미 11월 초부터 중국 OTT에서 공개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최근 한국 드라마가 연이어 공개되면서 본격적인 정상회담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에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여전히 높은 만큼 방영되는 작품의 숫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공개된 슬의생1은 이미 195만회나 재생됐고 댓글도 1만1000여개가 달렸다.
현재 중국에선 다수의 한국 콘텐츠가 방영 허가를 기다리는 상태로, 드라마 외에 영화도 조만간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애 주연의 드라마 ‘구경이’는 유쿠에 판권을 판매하는 등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한령 기대감이 커지면서 엔터주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9일 코스닥시장에서 바른손은 전일 대비 480원(16.13%) 오른 3455원에 마감했다. 계열사인 바른손이앤에이는 29.87% 오르며 상한가를 쳤다. CJ ENM이 16.3% 상승한 것을 비롯해 키이스트(11.81%), 스튜디오드래곤(10.21%), 콘텐트리중앙(7.82%), 쇼박스(7.64%), 초록뱀미디어(7.17%), 래몽래인(6.55%), 에이스토리(5.56%) 등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중국에선 지난 2016년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해 한국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중국 내 서비스를 사실상 금지시켰다. 이를 두고 국내에선 한한령이라고 부르지만 중국은 정부 차원의 이런 결정은 없다고 부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