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은 (답변을) 안 하는 걸로 할게요.”
한국 축구대표팀 조규성(24·전북)이 뉴스 인터뷰 도중 답변을 잇지 못하고 정적을 만들었다. 최근 파울루 벤투 감독과 사설 트레이너가 대한축구협회를 겨냥한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답변을 회피한 것이다.
지난 10일 오후 사전 녹화에서 진행된 KBS 뉴스 인터뷰에서 앵커는 “최근 사설 트레이너 관련 보도가 나왔다. 벤투 감독도 선수들 지원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조규성은 “어…”라며 당황한 듯 5초간 답을 하지 못했다. 이어 “저도 진짜 조심스러운 이야긴데요, 저는 뭐”라고 운을 떼더니 3초간 고민 후에 “근데 이 질문은 (답변을) 안 하는 걸로 할게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건 제 위치에서 말씀 드릴건 아닌 것 같다”며 “저는 그냥 열심히 훈련만 하는 선수로서 감히 이런 사건에 대해 말씀 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앵커는 “알겠다. 이정도로 정리하겠다”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이날 KBS 뉴스 인터뷰는 실시간으로 유튜브를 통해 송출됐다. 다만 KBS 뉴스 방송분에서는 해당 장면이 편집돼 송출되지 않았다. 이 질문을 놓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논란이 컸던 만큼 충분히 할 수 있는 질문”이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조규성 표정 보니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것 같다. 당황스러웠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규성의 인터뷰는 실시간으로 유튜브에 송출됐다.
앞서 한국 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이 일정이 끝난 직후 협회 운영을 지적하는 발언들이 나왔다. 손흥민의 개인 재활 트레이너 안덕수씨는 인스타그램에 “2701호에선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번 일을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협회 의무팀을 겨냥한 듯한 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에는 손흥민 외에 조규성, 정우영, 손준호, 김진수, 황의조 등의 선수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안씨는 협회 의무팀과는 관계없는 손흥민의 개인 트레이너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동행했다. 안씨는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 자격으로 현지에 머물렀지만 대표팀 선수들의 몸관리를 해준 것으로 전해졌다.숙소에 대한 지원은 손흥민 측에서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협회 측은 “안씨는 물리치료사 국가자격증이 갱신되어 있지 않아 우리가 채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다른 선수들도 이분에 대한 신뢰나 믿음이 있었는데 ‘비공식’으로 취급받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도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협회 측에서 잘 된 것은 계속 이어가고 잘못된 것은 수정해야 한다”며 “경기장 안에서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밖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발언을 놓고 일각에서는 벤투호 관계자들과 축협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