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獨에 수소연료전지 첫 대규모 공급 [뒷북비즈]

친환경 트럭 엔지니어스에 탑재
대규모 양산 프로젝트 첫 수주
유럽 진출 3년 만에 결실 맺어
수소차 이어 연료전지 본격 확장

임태원(왼쪽) 현대차그룹 부사장이 패트릭 허먼스펀 파운그룹 대표와 수소연료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유럽 친환경 트럭 제조기업인 엔지니어스에 1100기 규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한다. 현대차(005380)그룹이 타사의 프로젝트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공급계약으로 글로벌 수소 상용차 시장을 넘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연료전지 시스템 기반 수소 사업 브랜드인 에이치투(HTWO)는 최근 독일 파운그룹의 자회사 엔지니어스와 상용차 양산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엔지니어스에 3년간 약 1100기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공급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은 글로벌 누적 판매량 3만대를 돌파하며 기술력이 검증된 넥쏘의 90㎾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동일한 제품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강자다. 1998년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한 후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출시했다. 2018년 출시한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는 출시 2년 만에 국내에서만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했다. 상용차에서도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전기트럭인 ‘엑시언트’의 양산에 성공하는 등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대규모 공급계약으로 글로벌 수소 상용차 시장을 넘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HTWO는 2020년 9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유럽에 최초로 수출한 후 연료전지의 활용을 통해 친환경 수소사회를 구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HTWO 브랜드 홈페이지도 개설해 수소 생태계와 연료전지 기술을 소개하고 온라인 비즈니스 채널을 제공하는 등 수소연료전지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태원 현대차그룹 수소연료전지사업부 담당 부사장은 “연료전지 시스템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첫 사례로 현대차그룹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 확장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과 계약을 체결한 엔지니어스는 유럽의 청소차 시장을 주도하는 파운그룹의 자회사로 친환경 트럭을 제조하는 회사다. 엔지니어스는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파운그룹의 청소 트럭 ‘블루파워’와 중형 화물 트럭 ‘시티파워’를 양산할 계획이다


블루파워는 유럽의 대표적인 폐기물 수거용 수소트럭으로 현재 약 60대의 차량이 운행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현대차그룹의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해 양산된다. 시티파워는 파운그룹이 신규로 출시하는 도심형 중형 화물 트럭이다. 올 9월 독일 상용차 박람회에서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시험 차량이 공개된 바 있다. 시티파워는 2024년 시범 운행을 통해 이르면 2025년부터 유럽 도심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패트릭 허먼스펀 파운그룹 대표는 “연료전지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현대차그룹과 협력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토르스텐 바우미스터 엔지니어스 트럭 부문 대표도 “양 사의 노하우를 합쳐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함과 동시에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상용차 확대가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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