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혜택 제외 안돼"…정부·기업, IRA 가이던스 앞두고 총력전

상업용 친환경차 범위 확대 요구
의회엔 '세액공제 3년 유예' 설득

미국 재부무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가이던스 발표를 앞두고 정부와 기업이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의 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미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IRA의 ‘친환경차 세액공제’ 조항 개정을 위한 설득을 지속하는 동시에 이번 가이던스에 현대차(005380) 등 국내 기업들이 최대한의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12일(현지 시간) IRA의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와 관련한 한국의 우려와 의견을 다루기 위한 건설적 논의를 지속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지난주에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윤관석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정부·국회 합동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IRA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미 재무부의 IRA 가이던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 8월 시행된 IRA는 내년부터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재무부는 연말까지 이에 대한 하위 규정을 발표할 예정인데 정부는 국내 기업들의 의견을 가이던스에 최대한 반영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행정부에 현지 생산 조건이 적용되지 않는 ‘상업용 친환경차 세액공제’를 한국 기업들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상업용 친환경차’의 범위를 확대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버나 리프트 등 미국 차량 공유 기업에서 사용하는 렌터카, 리스 차량도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시켜달라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 의회에는 ‘친환경 자동차 세액공제’의 3년 유예 내용을 담은 IRA 개정안 통과의 필요성을 적극 제기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IRA 발표 이후 정부에서 미국 행정부 및 의회 설득에 발 벗고 뛰었다”며 “다른 나라보다 가장 먼저, 제일 적극적으로 미국 측에 문제 제기를 하고 동맹국과의 공조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정부의 노력에 맞춰 기업들도 IRA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협상 창구가 양국 정부로 단일화돼 있는 만큼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업계 간담회 또는 자문 형식을 빌려 정부 협상단에 IRA 파고를 넘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 등 한국기업들은 정부·국회와 원팀을 이뤄 미 상원과 하원에서 친환경 자동차 세액공제 3년 유예를 골자로 한 법 개정 발의도 이끌어냈다. 현대차와 SK온은 최근 미국 애틀란타 총영사관과 한미동남부상공회의소가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IRA 시행에 따른 산업계 영향을 분석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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