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안도감에 환율도 1300원 아래로

하루 새 10원 가까이 내린 1296원
한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내년 1월 한차례 추가인상 그칠 듯

14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감에 14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0원 가까이 떨어지며 1300원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 조절 전망 속에 환율까지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한국은행도 내년 1분기 한 차례 추가 인상을 끝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원 70전 내린 1296원 3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4원 내린 1292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환율을 끌어내린 것은 전날 밤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소식이었다. 11월 C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7.3%)를 밑도는 7.1%로 집계되면서 미국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감이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4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끝내고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기정사실로 굳어지게 됐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년 2월 다음 회의에서는 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리는 ‘베이비스텝’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연준이 통화 긴축의 속도 조절에 나서는 가운데 환율까지 점차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한은도 금리 인상 압박의 부담을 덜게 됐다. 또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가 0.7%포인트 하락하면서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된 만큼 이제 금리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날 공개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누적된 금리 인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내년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돼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한 금통위원은 “물가 상승 압력 확대를 경계할 단계는 지난 반면 실질소득과 구매력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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