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여성 엔지니어가 16~17일(현지시간) 발레리나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올해 서른 다섯 살인 할리 카세미는 이틀간 미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의 폭스 극장에서 페니슐라 발레단(Peninsula Ballet Theatre)과 함께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했다. 그녀는 사탕 요정과 생쥐 대왕 역할을 맡았다.
밤과 주말에는 발레리나가 되는 그녀의 직업은 발레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NASA 항공 프로젝트의 자율시스템 기술 책임자다.
현지 매체 샌프란시스코 클래시컬 보이스는 '이중의 삶'을 살아가는 카세미를 조명했다.
미 아칸소주에서 자란 그녀는 춤추는 것을 좋아해 세 살 때부터 댄서가 꿈이었다고 했다. 중학교 때에는 항공 엔지니어도 되고 싶었고 이에 공부와 발레를 병행하며 두 꿈을 모두 놓지 않았다.
이후 매사추세츠 공과대를 졸업하고, 텍사스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카세미는 "NASA와 발레리나는 다를 수 있지만, 발레를 배우면서 두 가지를 병행하는 이들이 꽤 있다"며 "그것은 개인 성향에 관한 것이고 연습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NASA라고 하면 모든 사람이 우주비행사와 로켓을 생각하지만, 나는 로켓이나 위성이 아닌 비행기 관련 일을 하는 엔지니어다"라며 그래서 자신의 발레리나로서의 생활도 계속해 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코로나19 기간 고관절 수술을 받아 발레를 할 수 없었다. 하세미는 "나는 다시 발레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고, 8개월간 재활을 통해 지금은 수술 전보다 더 나아졌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번 공연이 처음이 아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지젤을, 그 이후에는 카르미나 부라나도 공연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서는 휴가도 썼다고 했다. 두 가지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 그는 "즐거움을 준다면 추구해야 한다"며 ""다른 이들이 하지 않든, 앞으로 힘든 일이 되든 중요하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