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최대 우방국인 벨라루스를 방문한 뒤 이번 주 내로 ‘중대 발표’를 내놓을 것임을 예고하며 확전 위험성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내년 초 대규모 공세를 목표로 훈련에 들어갔다는 주장도 제기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참전 압박을 높여 전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의 핵심적 측면과 국제적·지역적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3년 만에 벨라루스를 직접 찾자 외신은 참전에 대한 대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회담을 하루 앞두고 ‘중대 발표’가 예고된 점도 참전설에 힘을 실었다. 러시아 국영 방송 WGTRK는 18일 “중요한 성명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번 주 내에 푸틴 대통령이 국방부 확대 회의를 주재한 뒤 관련 발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에서 러시아의 경제체제가 전시체제로 개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벨라루스는 앞서 10월 자국 국경에 러시아 군부대를 배치하고 이달에는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등 연일 전투 태세를 강화하면서도 직접적인 전쟁 개입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6일에도 “우리 외에 그 누구도 벨라루스를 통치하지 않으며 우리가 언제나 독립된 주권국가임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한 뒤 “(회담의) 주요 의제는 경제적 문제가 될 것”이라 밝혀 참전 요구에 순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군사 전문가들 역시 벨라루스가 참전보다는 지속적인 참전 위협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분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의 벨라루스 방문으로 국경 지역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벨라루스와 맞닿은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수호하는 것은 늘 최우선 순위”라며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방어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카셴코가 러시아를 위해 전쟁에서 어떤 일을 하도록 설득돼도 이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이어졌다.
최근 푸틴 대통령이 전황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러시아가 내년 초 ‘강력한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커진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가 대규모 추가 동원령을 내릴 수 있다며 “러시아군이 현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의 전술과 유사한 대규모 보병 공격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이번 주장은 러시아가 내년 봄까지 키이우 재침공을 포함한 지상 공세를 재개할 것이라는 추측이 잇따른 가운데 나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