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 거래가 급격하게 위축된 가운데 전체 주택 거래에서 증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증여로 인한 취득세 부담이 늘어나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거래 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주택 거래량 80만 6972건 중 증여는 7만 3005건으로 전체의 9.05%를 차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증여 비중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4~5%대를 맴돌았지만 2018년 6.26%로 증가한 데 이어 2019년과 2020년 각각 7.39%와 7.32%를 차지했고, 2021년에는 8.35%를 기록했다.
시도별로는 서울의 증여 비중이 12.50%로 가장 높았다. 올 1~10월 서울의 주택거래 건수는 8만 4921건으로 이 중 1만 613건이 증여 거래였다. 대구(11.88%)와 제주(11.76%), 전남(11.73%)에서도 증여 비중이 11%를 웃돌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전(9.93%)과 부산(9.38%), 전북(9.12%), 경기(8.58%), 경북(8.5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증여 비중이 늘어난 것은 세제개편안에 따라 내년부터 증여로 인한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자 이에 앞서 증여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증여 취득세가 늘어나게 된다. 현재는 증여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 증여 취득세의 과세표준을 시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시가표준액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실거래가 수준인 시가 인정액(시세)이 적용돼 세금이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적용 기간도 늘어나면서 증여받은 부동산에 대한 절세 요건도 더욱 까다로워진다. 배우자 등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주택을 일정 기간 후에 매도할 경우 수증자의 취득 가격을 기준으로 양도 차익을 계산한다. 현재는 증여받은 부동산을 5년간만 보유하면 이 같은 이월과세가 적용되지만 내년부터는 이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는 만큼 증여받은 부동산을 10년 이상 보유해야 절세가 가능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