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 올해 43개 스타트업에 500억 투자

투자 혹한기에도 전년(28곳) 대비 ↑
시프트업·한국신용데이터 유니콘 등극

카카오(035720)의 초기 스타트업 전문 벤처캐피탈(VC) 카카오벤처스가 올해 총 31곳 스타트업에 신규 투자했다. 투자 혹한기에도 지난해의 28건 대비 소폭 많은 건수의 투자를 집행했다. 후속 투자까지 합하면 43개 스타트업에 5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했다.




20일 카카오벤처스는 이같은 내용의 올해 투자 활동 내역을 발표했다. 카카오벤처스는 올해 극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 주력했다. 전체 43개 투자 건 중 시드 라운드와 프리시리즈A 단계가 약 84%, 기존 패밀리(피투자사) 후속 투자가 16%를 각각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서비스 16곳, 딥테크 7곳, 게임 4곳, 디지털헬스케어 16곳으로 나타났다. 투자 금액은 서비스 분야가 242억 원, 딥테크 분야가 약 15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신규 투자는 시드 22건, 프리A 7건으로, 신규 투자 역시 극초기 단계 투자가 주를 이뤘다. 31곳 중 25곳은 카카오벤처스가 각 기업의 최초 기관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싱가포르 등 해외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완료했다. 의사 출신인 김치원 상무와 정주연 심사역이 합류하면서 디지털헬스케어 영역에서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서비스 분야는 에듀테크, 인적자원관리(HR), 중고거래, 콘텐츠, 웰니스 등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ICT)를 기반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팀에 주목했다. 딥테크는 드론, AI, 이미지 영상처리 등 기술력과 확장성을 가진 팀에 투자를 완료했다. 디지털헬스케어는 모바일 헬스부터 의료데이터, 전임상지원, 원격의료까지 다양한 영역의 패밀리가 합류했다.


패밀리 중 시프트업과 한국신용데이터 두 곳은 올해 유니콘에 등극했다. 두 회사 모두 카카오벤처스가 2016년 첫 기관 투자사로 초기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 두나무, 당근마켓에 이어 현재까지 유니콘에 오른 패밀리는 총 4곳이 됐다. 카카오벤처스가 지난 2014년 투자한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은 올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간편 운동식 전문기업 허닭과 애드테크 리메이크디지털, 모바일 영상 솔루션 개발사 삼십구도씨는 성공적으로 인수합병(M&A)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벤처스 패밀리 간 네트워크 ‘카벤 마피아’도 힘을 발했다. 취향 기반 커뮤니티 남의집은 지난해 당근마켓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올해는 당근마켓 앱에서 서비스를 확대해 출시했다. 디지털헬스케어 패밀리 코넥티브와 유머스트알엔디는 관절염 분야 예방과 치료 연구에 힘을 모으기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패밀리 성장을 위한 외부 전문가 연결을 강화한 한해이기도 했다. 올해 임형철 블로코어 대표를 웹3 부문 밸류업파트너로 영입했다. 카카오벤처스는 2018년부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보해 패밀리가 도움을 요청할 때 언제든지 자문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밸류업파트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모험자본시장의 최고와 최저를 오간 2022년은 지난 10년 간 스타트업 생태계에 유례없는 시기로 거의 모든 스타트업이 힘든 시기였다. 스타트업들은 본질과 기본 체력에 집중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고, 카카오벤처스도 기본으로 돌아가는 한 해였다”고 전했다. 이어 "2023년은 극초기 투자 본질에 집중하며, 투자의 한 순간을 넘어 패밀리의 나머지 부분을 채워주고 어려울 때 더 든든한 동반자(코파일럿)로 스타트업의 여정을 함께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벤처스는 2012년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을 시작으로 3500억 원 이상 총 9개 펀드를 결성했다. 올해 기준 운용 중인 펀드는 8개, 총 패밀리는 240곳 이상이며 누적 투자금은 3200억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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