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돈 급한데"…저신용자 보루 '햇살론'마저 잠정중단

저축銀 "대출공급 여력 고갈"
저신용자 정책금융 잠정 중단
조달금리 급등 따른 영향인듯

서울의 한 제2금융권 업체 앞에 '햇살론'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일부 저축은행이 저신용 서민들의 자금 지원을 위한 ‘햇살론’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표면적으로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한 저축은행의 대출 공급 여력 고갈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조달금리 급등으로 최고 10% 정도의 금리만 적용할 수 있는 햇살론을 판매해도 마진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서민금융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햇살론마저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연말 자금이 필요한 저신용·저소득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최근 근로자 햇살론 신청자들에게 ‘당사의 12월 햇살론 한도 소진으로 진행이 불가해졌다’며 접수 취소 안내를 공지했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한도 역시 소진됐다. KB저축은행도 최근 각 영업점에 ‘햇살론 신규 취급을 자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두 은행 외에 다른 저축은행들도 속속 햇살론 취급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햇살론 공급을 중지한 표면적 이유는 금융 당국에서 제시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햇살론 조달금리가 크게 오른 반면 소비자에게 받을 수 있는 최고금리는 10.5%에 불과해 리스크 관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이윤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햇살론 조달금리는 5.22%로 지난달(3.77%)보다 1.45%포인트나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책금융 상품인 만큼 받을 수 있는 금리가 제한돼 조달 비용을 고려하면 마진이 남지 않는 구조”라며 “굳이 출자금을 더 내면서 추가로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