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두나무' 찾자…네이버·카카오, 스타트업 투자 활발

네이버 D2SF·카카오벤처스
1년새 10곳 줄었지만 올 69곳
시장 위축 속 '실적 준수' 평가
D2SF, 모라이 등 AI 시너지 구상
카카오, 헬스케어 비중만 37%

네이버 D2SF(왼쪽)와 카카오벤처스 현판. /사진 제공=각 사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만큼 활발한 투자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상황이 악화됐지만 한편으로는 여기서 살아남은 스타트업을 위주로 투자 가치가 높은 ‘원석’을 발굴할 기회도 생겼다는 판단에서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스타트업 투자 전문 조직인 네이버 D2SF와 카카오벤처스는 이날까지 올해 신규 투자 48개사를 포함해 총 69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지난해(79곳)보다 13% 줄었는데, 올 하반기 들어 크게 위축된 시장 상황에 비하면 어느 정도 준수한 투자 실적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3개월여 간 실적이 연간의 4분의 1(69곳 중 16곳)을 차지할 만큼 불황 속에서도 양사 투자가 꾸준했다.





네이버 D2SF는 올해 신규 투자 17곳을 포함해 총 26곳에 투자했다. 지난해 31곳의 84% 수준이다. 투자액도 올해 총 167억 원으로 지난해(177억 원)와 비슷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크게 좌지우지되지 않는 정도의 사업 파이프라인이나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사 중 아직 생존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97%에 달한다”고 말했다.


D2SF는 전략적 투자자로서 포트폴리오사와의 사업 시너지도 키우고 있다. 네이버의 디지털트윈(현실을 복제한 디지털 가상세계)과 결합해 가상공간에서 자율주행 실험을 하는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기업 ‘모라이’, 네이버의 영상(NOW)·음원(VIBE) 서비스에 공간음향 기술을 적용한 ‘가우디오랩’ 등 인공지능(AI) 분야 18개 포트폴리오사가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기술력을 뽐낸다.


재무적 투자자인 카카오벤처스 역시 시프트업, 두나무, 당근마켓, 루닛에 이은 원석 발굴에 적극적이다. 올해 신규 31곳(지난해 28곳)을 포함해 43곳(지난해 48곳)에 5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 중 시드와 프리시리즈A 단계 비중이 84%였다. 분야별로는 의사 출신 인사의 합류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올해 헬스케어 투자 비중은 37%(43건 중 16건)로 전 분야 중 가장 컸고 지난해 21%(48곳 중 10곳)도 크게 웃돌았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올해는 지난 10년 간 스타트업 생태계에 유래없는 시기로 거의 모든 스타트업이 힘든 시기였다”며 “(올해에 이어) 내년은 극초기 투자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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