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기업에 부당하게 비용을 떠넘겨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건설 업체가 스스로 손해를 배상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유진종합건설(옛 삼도건설)의 신청을 인용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동의의결 제도는 공정위의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타당한 시정 방안을 제시하면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하도급 분야에서는 7월 하도급법 개정으로 동의의결 근거가 마련돼 이번에 처음으로 절차가 개시됐다.

공정위는 유진종합건설이 2019년 김천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중 조경 식재 및 시설물 공사를 A 사에 위탁하면서 추가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전가하는 내용의 부당 특약을 설정해 하도급법을 어겼는지 조사해왔다.

유진종합건설은 법 위반 여부를 다투기보다 수급 사업자의 경제적 손실 등을 자발적으로 빠르게 해소하겠다며 10월 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유진종합건설은 수급 사업자가 요구하는 추가 공사 대금 3억 1429만 원과 하도급법상 지연이자(연 15.5%)를 전액 지급하고 부당 특약으로 발생한 손해액 2억 7528만 원과 상법상 법정이자(연 6%)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정위가 인정하는 하도급법 교육을 이수하고 소속 임직원에게도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