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국타이어 전 부회장 소환…조현범 소환 임박

총수 일가에 유리한 지분구조 설정 추궁
"경영 책임 피하고 이익 늘리려는 목적"
조현범 회장 조사 뒤 고발요청 행사 관측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서승화 전 부회장을 소환했다. 검찰은 조현범 회장·조현식 고문 등 총수 일가가 내부거래로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고 보고, 이러한 사업구조가 설계된 과정 전반을 샅샅이 훑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 전 부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2011년 타이어 몰드 납품회사인 한국타이어프리시전웍스(MKT) 인수과정 및 지분구조 설정 배경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 전 부회장은 한국타이어가 MKT홀딩스를 설립해 MKT를 설립한 당시 회사의 전문경영인이자 결재권자였다.


MKT홀딩스의 지분은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과 조 고문이 각각 29.9%, 20.0%를 보유했다. 이후 MKT가 MKT홀딩스를 인수했고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됐다. 검찰은 이러한 지분구조가 사업상 위험은 회사가 떠안고, 이익은 총수일가가 가져가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총수 일가가 과점주주가 되는 것을 교묘히 피하면서 거둘 수 있는 배당금은 최대한 늘려 ‘회삿돈 빼내기’를 목적으로 한 꼼수가 의심된다는 취지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MKT를 계열사로 편입한 뒤 다른 몰드 제조사에서 구매하던 몰드 물량까지 MKT로 돌려 거래를 늘리다가 경쟁사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2014년 2월부터는 ‘신단가 정책’을 시행해 MKT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타이어가 MKT에서 몰드를 구매할 때 제조원가에 더해 판관비(판매관리비용) 10%와 이윤 15%를 보장해주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거래 방식에 따른 이익은 총수 일가로 고스란히 귀속됐다. MKT는 2016~2017년 조 회장에 65억 원, 조현식 고문에 43억 원 등 총 108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총수 일가가 특정 계열사에 자기 지분을 갖고 이익이 될 사업 기회를 유용한 것”이라며 “부당지원 사건 중에서도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조만간 조 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총수 일가의 개입여부가 확인되면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조 회장을 상대로 앞서 MKT 인수 당시 자금은 어디서 났는지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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