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시장 블록화, 中 의존 줄이고 작은 시장도 개척해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글로벌 시장 블록화에 대응해 시장을 새로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이 하나였다가 쪼개지고 ‘내 것’을 강화하는 보호무역주의 형태가 나타나면서 시장 변화가 따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시장도 개척하고 우리 것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프리카 등을 예로 들며 “지금까지는 비용이 많이 들고 이익도 별로 남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 제외했는데 이제는 그럴 형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 속에서 미중 무역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시장의 블록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에는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간 교역은 폭발적으로 늘어 우리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전체 수출 가운데 대중 수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져(2021년 25.3%) 중국 의존 심화에 따른 위험이 불거졌다. 특히 중국의 한한령 제재로 우리는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보기도 했다.


정부와 기업도 이런 문제를 인식해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대신 아세안·중동·유럽연합(EU) 등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별로 눈여겨보지 않았던 아프리카나 남미 같은 지역도 이제는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프리카만 해도 인구가 감소하는 선진국과 달리 젊은 인구가 증가하면서 유력한 시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아프리카 시장 규모는 2030년 6조 7000억 달러, 2050년 16조 1200억 달러로 커진다. 남미 국가는 육류·농산물이 풍부한 식량 부국에 더해 리튬(칠레·아르헨티나), 무수불산(브라질)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원료를 생산하는 자원 부국으로 떠올랐다. 이제는 민관 협력으로 아프리카와 남미 등 작은 틈새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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